한인으로는 처음으로 캘리포니아주립대 계열 총장에 올라 미주 한인사회에서 큰 화제가 됐던 강성모(UC 머시드) 총장이 워싱턴을 방문했다.
한국대학동창회협의회(회장 오인환) 초청으로 7일 맥클린고교에서 공개강연회를 갖기에 앞서 부인 차명아(61)씨와 함께 언론과 만난 강 총장(61).
소탈하고 밝은 모습의 그는 작년 3월1일 취임해 일 년을 약간 넘긴 그간의 총장 생활을 스스로 평가해달라는 주문에 “썩 잘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큰 잘못도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겸손한 대답과는 달리 열심히 일한 흔적들이 많고 적지 않은 성과들이 벌써 눈에 띈다.
남이 운전해준 것 빼고 강 총장 스스로 2만마일이 넘는 거리를 다니며 주 정부 및 카운티 관계자, 교육 관계자들을 수없이 만났다.
주립대학이지만 예산의 3분의1만 주정부 지원이고 나머지는 스스로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기금 모금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2005년에 세워진 신생 대학이다 보니 할 일은 좀 많은가? 위기도 있었다.
“취임한 지 일주일이 안돼 멕시코계 1학년 학생이 죽었습니다. 과음으로 인한 사고였는데 살해당했다고 말이 잘못 돌아 흉흉한 분위기였습니다. 부모들을 만나 해명하고 빠른 수습에 힘썼습니다. 그 학생의 부모가 잘 이해를 하고 둘째도 입학시키겠다고 했을 때 얼마나 감사하던지요.”
위기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취임하자마자 깨달은 것이다.
910 에이커의 땅을 갖춰 놓고도 학교 부지 허가를 받지 못해 전전긍긍하던 분위기를 바꿔놓은 것도 강 총장이다. 300 에이커만 허가가 나도 좋겠다는 부정적인 생각이 팽배했다. 부지 신청을 810 에이커로 줄이는 등 현실에 맞게 기민하게 대응했다. 그 결과 아직 확실한 결정이 난 것은 아니지만 주정부나 학교, 주민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강 총장은 기대하고 있다.
설립 당시 860명이던 학생은 다음 해인 2006년 400명이 늘었는데 지난 한해는 45%가 증가해 대학이 미 주류사회에서 빠르게 인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최근에는 30-40명의 한인학생들이 한인학생회도 조직해 모금 파티에도 참석했다.
“크리스천으로서 ‘UC 머시드’ 총장직을 하나의 사명으로 생각한다”는 강 총장은 1-2년 내에 경영대를 설립하고 2015년까지 의과대학을 세우겠다는 장단기 목표도 세웠다.
2001년부터 UC 샌타크루즈 공과대 학장을 5년간 역임하면서 검증받은 리더십이 UC 머시드의 2대 총장이 되는 바탕이 됐다고 생각하는 강 총장의 리더십은 ‘본을 보이는 리더십’이다. “따라 오는 사람이 있어야 리더”라고 말하는 강 총장은 “비전을 공유하면서 함께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니 연구대학의 수장으로서 연구 활동에 솔선수범하기 바쁜 틈을 내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총장이 없는 시간을 만들어 연구에 힘쓰는 모습을 보며 학교는 저절로 하나가 된다. ‘화합의 리더십’이다.
강 총장의 지도 이념은 교육 철학으로 이어진다. 한인 학부모들이 의대나 법대 등 출세가 보장되는 유명 학과나 대학에 몰리거나 학생 마다 각기 다른 재능을 무시하고 평준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그는 “자녀들에겐 격려가 최고의 약”이라며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으라”고 당부했다.
한편 인터뷰가 끝난 뒤 강 총장은 학부모 및 교육관계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회에서 “젊은이는 VIP(Vision·Innovation·Perseverance
), 즉 비전과 혁신, 끈기의 삶을 살아야 한다”며 “칠전팔기의 자세로 역경을 이겨낼 때 성공이 보장된다”고 강조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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