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지난날들을 추억해 볼 때면 활동사진보다는 한 컷의 사진처럼 장면 장면으로 기억이 날 때가 많다. 아주 어릴 땐 기억이 없다가 너댓살 때 옆집에 도둑이 들어서 무서웠던 장면, 초등학교 입학식 장면, 지금까지 살았던 집들의 이곳저곳 모습들, 저녁 먹기 전까지 뛰어 놀던 공터, 여러 친구들 모습과 그들과 있었던 이런 저런 일 등이 스냅 사진처럼 스쳐 지나간다난다.
어린 시절, 난 서울에서 주로 자랐지만 방학이면 시골 할아버지 댁에서 지냈다. 시골 아이들이 검정 고무신을 신던 시절, 핑크 슬리퍼와 예쁜 원피스를 입은 얼굴 하얀 도시 아이였던 내가 방학이 끝날 쯤엔 시커멓고 꾀재재한 시골여자 아이로 변해있었다. 하지만 이 경험은 “나는 적어도 흙냄새 나는 넉넉하고 푸근한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갖게 해준 좋은 추억들이었다.
미국에서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을 치즈 냄새, 피자 냄새나는 완전 미국화 된 아이로 키우는 것보다 그래도 조상이 한국인인데 한국인의 정서와 문화, 역사를 잘 알게 해줘서 한국인임을 자랑스러워하는 자긍심 있는 아이들로 키웠으면 좋겠다. 여러 민족과 어울려 사는데 든든한 자양분과 자부심이 되리라 생각한다. 추억은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재산이다.
김채영/ 한글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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