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카페 여사장이 사업 운영자금 명목으로 거액의 돈을 빌린 후 ‘파산 신청’을 해 워싱턴 한인 타운이 술렁대고 있다.
이번 사건은 피해자가 10여명이나 되는데다 피해 액수만 67만 달러로 집계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애난데일에서 ‘맨인블랙(사진 .MIB)’ 카페를 운영해온 김영란씨는 얼마 전 법원에 챕터 7 파산신청을 냈다. 이에 따르면 김씨는 모두 16명에게 약 67만 달러를 빌려 쓰고는 갚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가 법원에 낸 파산신청 금액은 빌린 돈에다 은행 모기지등을 포함해 총 190여만 달러로 집계됐다.
채권자들은 최근 몇 년간 1인당 1만5천 달러에서 많게는 20여만 달러까지 김씨에 돈을 빌려주고 되돌려 받지 못했다. 피해자들의 상당수는 부동산과 융자업에 종사하는 한인들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채권자들은 최근 몇 차례 모임을 갖고 대응책을 논의하는 한편 21일 알렉산드리아의 한 오피스에서 열린 파산 신청을 위한 심리(Hearing)에도 참석하는 등 단체 행동에 들어갔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날 심리에서 채권자들과 김씨는 고의성 여부를 놓고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채권자 중의 한 사람인 K씨는 “김씨는 돈을 갚을 능력이 없는데도 금방 갚겠다며 돈을 빌렸다”며 “피해자들은 김씨가 돈을 빼돌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그러나 카페 운영과정에서 무리하게 고리의 사채를 쓴데다 최근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부득이 파산신청을 하게 됐다고 고의성 주장을 반박했다. 김씨는 몇 년 전 서울 플라자 건물에 소재한 ‘맨인블랙’을 인수해 운영했으며 이 카페는 ABC 라이선스가 취소되는 문제가 겹쳐 지난 2월초 문을 닫은 상태다. 지난해 말부터는 종업원들의 임금도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한국에서 온지 얼마 안돼 자본도 없고 크레딧이 없는 상태에서 개업하면서 사채를 쓰게 됐다”며 “처음에는 경영이 잘돼 문제가 없었으나 지난해부터 불황으로 영업이 안돼 빚을 얻어 장사하다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말 카페를 팔아 그동안 진 빚을 갚으려고 했지만 계약 직전에 성사가 안 된데다 주류 라이선스를 뺏기면서 영업마저 못하게 돼 파산신청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또 “그동안 돈을 벌어 3부에서 5부까지의 이자를 갚는데 다 썼다”며 “한 푼도 빼돌린 돈은 없으며 앞으로 열심히 일해 돈을 갚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채권자 K씨는 “요즘 사채 이자 3부는 보통인데 고금리를 줬다는 건 궁색한 변명”이라며 “심리에 참석해서 보니 채권자들에 이자를 줬다는 영수증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김씨가 신청한 챕터 7은 앞으로 두 달 뒤 법원에서 수용 여부에 대한 판결이 날 예정이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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