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너무 별만 쳐다보다
고만 너를 잊었던 건 아닐까.
내 너무 하늘만 기대오다
바로 곁에 너를 지나친 건 아닐까.
집 밖의 별이 뭐 그리 유혹한다고
눈 하나 깜짝 않던 내 눈이 멀지 않고서야
빈 하늘이 뭐 그리 풍만하다고 빠져서야
내 사람 됨됨이 바로 선 게 아니란 말이지.
육백년 먼지 뒤집어 쓰고 온갖 불 바람에도
환란과 핍박 잘도 비켜가더니
세상 넉두리에 취한 낡은 손찌검에
겨례의 눈높이가 너무 쉽게 무너져 내렸구나.
조상이 빚어 놓은 곱다란 얼굴이
산산이 깨지고 차디찬 땅위에 엎어져
민족의 자존심도 슬기로움도 부유함마저
시꺼멓게 얼어붙어 스러졌구나.
우리 무엇으로 갚으랴
소방호수의 물발이 세다 한 들 타는 목마름에
당치도 않은 불길은 헹가래만 친 게 아니더냐
바라만 봐도 뜨거운 혼으로 엮은
젖은 한이 마른 얼 되어
숫한 세월 아픔을 묻어 온 어미의 가슴 아니던가.
마음이 가난해 너의 찬란함 가질수만 있다면
내 여린 허리에 힘을 주고 또 일어서리
미안해 숭례야, 다신 너를 떠나지 않으리라.
이재학
약력: 미주크리스천문인협회 회장 역임. 재미시인협회 회장 역임. 현 재미시인협회 이사장. 시집'빛이 사위는 하늘에', '학이 부르는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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