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총선에서 낙선한 주요 정치인들이 워싱턴 등 미국행을 고려하고 있어 한인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권토중래를 꾀하며 미국행을 검토 중인 거물들은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과 통합민주당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대표적인 인물.
서울 은평 을에서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에게 패한 이재오 의원은 17대 국회 임기가 만료되는 5월 말 이후 워싱턴행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의 한 측근은 최근 모 신문과의 통화에서 “이 의원은 현재 워싱턴에 있는 존스홉킨스대 국제문제 대학원 등에 제출할 연구원 지원서를 작성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의원 측에서는 도미 시점이나 유학할 대학, 체류 기간 등은 최종적으로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중의 한명인 이 의원의 워싱턴행은 낙선으로 인한 상처를 씻고 정치적 재기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정가 일부에서는 한나라당의 권력구도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 7월 한나라당 전당대회로 인해 이 의원의 방미 결심이 쉽지 않을 것이라 점치고 있기도 하다.
대통령 선거에 이어 서울의 동작 을에서 정몽준 의원에 패하며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은 정동영 전 장관도 재기를 위해 미 유학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원의 도미와 관련 현재 거론되고 있는 학교는 보스턴의 하버드 케네디스쿨, 워싱턴 인근의 존스홉킨스대, 서부의 스탠퍼드대 등이다. 정 전 장관은 방미할 시 국제정치와 리더십이나 경제 분야 등을 연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 전 장관이 ‘BBK 고소고발 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출석 요구를 받고 있는 상태라 이 사건의 실타래가 풀려야 도미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거물 낙선자들의 미국행이 유력해지면서 한인사회에서는 학연, 지연으로 얽힌 친분 관계에 따라 이들 정치인들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동영 전 장관과 같은 전주 출신인 K씨는 “정 장관이 언제 어디로 오는지 모르겠으나 이왕이면 워싱턴에서 재충전을 해 재기를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재오 의원과 동창이라는 L씨는 “집권당의 실세가 온다기에 아무래도 신경이 쓰인다”며 “미국에서 견문을 넓히고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낙선한 주요 정치인들이 워싱턴을 자주 찾는 건 미국의 수도이자 세계 정치의 1번지라는 상징성 때문. 이왕이면 정치적 시련기를 워싱턴에서 보내며 인맥을 넓히고 미래를 도모하는 것이 향후 입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워싱턴에서 새로운 미래를 설계한 대표적인 정치인은 이명박 대통령이 꼽힌다. 이 대통령은 1998년 11월 불법 선거혐의 등으로 의원직을 박탈당하자 조지 워싱턴 대학 객원 연구원 자격으로 1년간 공부했다. 이 시기에는 97년 대선에 국민신당 후보로 나섰던 이인제 의원, 98년 경기지사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손학규 현 민주당 대표도 워싱턴에 체류했다.
이밖에도 홍준표 의원, 박세일 전 의원, 청와대 2부속실장을 지낸 정병국 의원등 한나라계 정치인과 정균환 전 민주당 원내총무, 이무영 전 경찰청장, 함승희 전 의원,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 허인회 열린우리당 청년위원장 등이 워싱턴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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