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아프간 카불에서 열린 두유공장 준공식에서 권순영 박사(왼쪽 두 번째)와 가잔파르 여성부 장관(맨 오른쪽)이 공장 관계자들과 함께 한 모습.
권순영 박사 5년째 아프간 기아탈출 앞장
“아프가니스탄에서 기아가 사라지기까지는 아직도 먼 길을 가야 합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콩 박사’로 통하는 LA한인이 있어 화제다. 세계적인 식품업체 ‘네슬레’사에서 20년 넘게 영양식품 개발 책임자로 일해온 권순영 박사(60·패사디나)가 그 주인공. 권 박사는 전쟁으로 인해 황폐할 대로 황폐해진 척박한 아프간 땅에 5년째 콩을 심으며 아프간인들의 기아 퇴치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2003년 5월 미군의 아프간 공습이 끝난 직후 아프간의 비참한 기아 현실을 목격하게 된 권 박사는 이때부터 아프간의 ‘콩 박사’로 제 2의 인생을 시작했다.
아프가니스탄이 5세 미만 아동 사망률과 산모 사망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고 그 이유가 바로 단백질 부족으로 인한 영양실조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어떻게 하면 아프간의 기아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를 고민하던 끝에 콩이 영양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했다.
“현지인들이 즐겨먹는 밀가루 빵에다 콩가루 10%만 넣어도 단백질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어요. 단숨에 단백질 섭취량이 150% 늘어나거든요”
권 박사는 해결책은 찾았지만 당장 문제를 해결하기란 쉽지 않았다. 아프간은 콩을 재배한 경험이 전무한 곳이어서 콩이 현지 토양에 적합한 지를 확신할 수 없었다.
2003년부터 조심스럽게 시작된 콩 재배 실험은 2년 연속 성공을 거두면서 아프간 정부가 ‘콩을 심자’는 권 박사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고 카르자이 대통령도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권 박사의 콩 재배 사업은 탄력을 받게 됐다. 2005년부터 권 박사의 노력에 결실이 맺어지기 시작했다. 아프간 정부와 공동으로 시작한 콩 재배사업 지역이 아프간 전역인 12개 주로 확산됐고 마침내 지난해 1,000톤의 두유 콩 생산에 성공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두 배가 많은 콩을 수확할 것으로 기대할 정도가 됐고 지난 4월초에는 수도 카불에 3,000명에게 공급이 가능한 두유생산시설도 완공됐다.
권 박사는 최근 다니던 직장마저 그만두고 자신이 일으킨 아프간 콩재배 사업에 전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아프간의 콩 생산이 궤도에 오르고 권 박사를 적극 후원하던 카르자이 대통령의 임기 말이 되면서 마음이 바빠졌기 때문이다.
아프간 주민들의 영양 부족과 교육 문제 해결을 위해 설립한 비영리단체 NEI (Nutrition & Education International)를 통해 콩재배 사업을 더욱 확대해 갈 계획인 권 박사는 “미국에서 종자를 가져가는 것이 너무 비용이 많이 들어 앞으로는 아프간 현지에서 씨를 생산할 계획” 이라며 “콩 가공 산업을 아프간에서 활성화시키고 영양대학도 설립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www.NEI-intl.org, (626)744-0270.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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