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대사관 앞에서 26일 열린 탈북자 북송반대 시위에서 한송화, 조진혜, 조민혜 모녀들의 눈물어린 증언은 참석자들의 마음을 숙연케 하기에 충분했다.
언니 진혜씨의 입을 통해 짧게 전달된 지난 10여년 간의 참혹한 상황은 자유세계에서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도저히 상상하기 어려운 것 들이었다.
탈북을 결심한 것은 1998년으로 진혜씨가 10살 때였다. 아버지는 먼저 식량을 구하기 위해 중국에 갔다가 체포돼 감옥에서 매맞아 사망했다. 18살이던 언니는 인신매매범들에게 끌려가 버렸다.
두 달 된 여동생은 진혜씨의 품 속에서 싸늘하게 죽어갔고 할머니도 “감자 하나 먹어봤으면 소원이 없겠다”는 말씀을 하시며 눈을 감으셨다.
지옥같은 고통은 진혜씨라고 피해갈 리 없었다. 중국에 갔다 왔다는 죄로 ‘골이 터지게’ 매를 맞아 지금은 한쪽 귀가 잘 들리지 않는다는 그는 “4번이나 북송되는 과정을 겪으며 감옥에서 모든 수모를 다 당했다”며 굵은 눈물을 흘렸다.
이들을 돕다가 체포당한 윤요한 목사도 의자가 부서지도록 매를 맞아야 했다.
“남들은 학교 갈 나이에 10년간 중국에서 보낸 모진 세월이 한이 된다”는 진혜씨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한 모세의 사명을 여러분이 가져달라, 절대 김정일의 앞잡이 노릇을 하진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윤 목사는 1만달러의 거금을 쓰고 진혜씨 가족을 구출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들은 지난 3월 미 망명이 허용돼 현재 시애틀에 거주하고 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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