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 메시지 담은 대작 등
유화 5점·드로잉 스케치북 선봬
“나는 관념적 그림이란 것을 믿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사랑과 열정인 것이다. 좋은 작품이란 늘 강렬하며 감동적이다. 즉 이것은 삶의 핵심을
표현했기 때문이다”
화가 박혜숙은 신현림의 시집 ‘세기말 블루스’
후기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본보 오피니언 란에 때때로 칼럼을 기고하는
그녀는 언젠가 이런 말을 쓰기도 했다.
“무언가 하나에 미쳐서 서서히 느끼기 시작하는 그 기쁨의 경지, 삶의 아름다움에 대한 눈이 뜨이는 것, 순수예술의 바로 그 순수라는 말의 신선하고 심오한 뜻을 일상에서 느낄 때의 기쁨을 어찌 말로 설명할 수 있으랴”
이 두 마디만으로도 박혜숙은 자신의 작품세계를 아주 많이 보여주고 있다.
거의 30년간 남가주에서 그림을 그려온 박혜숙은 그 오랜 세월동안 일관되게 거칠고 순수하고 강렬하며 감동적이다. 삶과 그림에서 동일하게 몸과 마음과 혼을 모두 불사르는 그녀는 존재 자체로 아름다움을 내뿜는 예술가, 특히 오래 전 그녀가 온몸을 던져 퍼포먼스를 하고 곡을 하며 펄펄 끓던 열정 덩어리의 시간들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그녀 자체를 ‘작품’이라고 말하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자유 영혼의 소유자인 그녀의 그림은 언제나 무한히 열려 있는데 그 넓은 공간이 되레 격정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그 속에 살아 숨쉬는 혼 때문이다. 엄청나게 큰 그녀의 작품을 조금 멀리 떨어져 바라보노라면 삶과 사랑과 열정, 그리고 기쁨이 용솟음쳐 나와 그 큰 캔버스를 다 채우고도 모자라 그림 언저리를 맴도는 아우라 같은 것을 느끼게 된다.
박혜숙씨가 개인전을 갖는다. S1F 갤러리에서 5월3일부터 24일까지.
최근에 그린 큰 유화 5점과 드로잉 스케치북 7권을 보여준다.
대작 ‘바그다드 뉴욕’은 이라크전을 바라보는 작가의 생각이 담겨 있다. “복수는 나의 것이다, 너희는 서로 사랑하라”는 성경 구절은 미국과 이라크의 소모적인 혈전에 대한 그의 메시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박씨는 “작가로서 많은 사람들이 느끼지만 어떤 이는 이야기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침묵하기도 하는 사회적, 정치적 이슈를 그림으로 그려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드로잉 스케치북이란 우리가 어릴 때 방학숙제로 해가던 그림일기 같은 것이다. 작가는 매일 하루를 살아낸 내적 감정, 사소하고 개인적인 마음을 일기 쓰듯 스케치북에 그렸다고 한다. 그러므로 예쁜 것, 좋은 그림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오히려 아프고 화가 난 일기까지 다 공개하는 재미있는 프로젝트,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작업으로 기대된다.
박혜숙은 서울대 미대 재학중 도미했으며 UCLA에서 미술학 학사과정을 마쳤으며 서울과 LA, 뉴욕, 베이징 등지에서 수없이 많은 개인전과 그룹전을 열었다. 올해 10월에는 북가주 오클랜드 뮤지엄에서 열리는 ‘서던 캘리포니아 나우’ 전시의 참여작가로 선정되었다. 뉴욕 2X13갤러리의 전속작가로 정기적인 초대전을 갖고 있으며, 남가주에서는 앤드류샤이어 갤러리를 통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회의 오프닝 리셉션은 3일 오후 6~9시에 열리며 7시30분에 작가의 친구들인 멕시칸 로커 시타와 리카르도의 음악공연이 있다.
갤러리 오픈 시간은 금요일과 토요일 오전 11시~오후 5시.
S1F Gallery 주소와 전화번호는 2404 Wilshire Blvd. #1f LA, (213)387-7750 www.s1fgallery.com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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