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50센트를 내고 점심을 먹을 수 있었던 것이 언제였을까? 옛날 이야기 같은 50센트 런치가 아직도 수백만명 공립학교 아동들에겐 매일 가능한 일과의 한 부분이다.
학교식당들이 미 정부로부터 받는 급식용 보조금은 학생 1인당 2달러47센트. 이중 인건비와 수송료, 유틸리티와 장비 비용을 제외한 후 식비로 남는 돈은 1달러가 조금 넘는다. 여기서 우유 1팩 25센트, 과일 25센트와 야채용으로 약간을 배정하면 주식비는 약 50센트다. 많은 학생들이 점심값 일부를 부담하는데 학생들의 부담부분이 늘어날수록 정부보조가 줄어들어 그 차이를 학교가 부담해야 한다.
식품비 오르고
안전우려 높아지면서
체계변화 요구 커져
학교급식에 과일과 야채, 미정제 곡류 등 건강식을 더 많이 넣으라는 요구는 늘어나고 예산은 점점 더 빠듯해지는 상황에서 학교들이 기대는 것이 농무부의 잉여제품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주로 육류와 치즈 등 농가와 목장에서 제조된 잉여식품을 사들이고 있다.
“재정측면에서 보면 우리가 2달러47센트로 한 끼 식사를 제공하려면 정부 잉여제품에 의존하는 수밖에 다른 방도가 없습니다”라고 캘리포니아주 영양자문관 배리 새킨은 말한다.
오르는 식품비로 고통 받는 것은 일반 소비자만이 아니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학교는 낮은 가격에 고정시킨 장기계약으로 식품을 구입해 왔지만 식당 담당자들은 지난해에 비해 두 자리 숫자 이상으로 오른 경비를 체감하고 있다. 빵도 12% 올랐고 쌀과 파스타는 13%, 치즈는 15%, 우유는 17%나 올랐다. 마이애미의 경우 기본식품비가 전체적으로 23%나 급등, 우유를 사는 데만도 450만달러를 지출했다.
이에 더해 지난 1월 전국 학교급식프로의 최대 쇠고기 공급업체인 웨스트랜드/홀마크사가 광우병 감염우려로 식용이 금지된 다우너 소(제대로 일어나지 못하는 소)를 도축한 혐의를 받고 냉동 쇠고기 1억4,500만파운드에 대한 리콜조치가 취해지면서 급식 프로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쇠고기 리콜사태는 학교급식의 안전문제에 대한 경종을 울렸다. 안전검사 시스템이 너무 취약하다는 비판자들의 주장을 증명해 준 셈이었기 때문이다. 농무부도 상원 청문회에서 500명의 검사관이 더 있어야 한다면서 다우너 소에 대해 언제 수의사를 불러 도축 적합성 여부를 내릴 것인가에 대한 판단을 현재 농무부 소속 검사관이 아니라 개인회사가 결정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털어놓았다.
현행 급식 프로 강력 비판자들도 농무부 잉여제품과 식품의 안전도를 직접 연관시키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학교식당 관계자들은 농무부에서 구입하는 잉여제품이 가장 안전한 식품에 속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연방의회의 내년 학교급식 프로 재인가를 앞두고 급식 프로 기금운영 체계가 전면 개편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가공식품뿐이 아니라 과일이나 야채같은 신선한 재료도 싸고 쉽게 살 수 있도록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예산이 더 필요하긴 하겠지만 어린이들의 건강을 위해 보다 신선한 건강식으로 런치를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신선한 재료로 요리를 하려면 인건비가 턱없이 높아질뿐더러 위생안전 면에서 더 취약해질 수 있다.
게다가 각 급식 담당자들은 흑자는 못 내더라도 적자운영은 용납되지 않는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는 게 보통이다. “학교급식의 영양도 이젠 교육의 한 부분으로 보아야 합니다. 수학이나 영어 담당교사들에게 흑자 강요를 하지는 않잖아요?”라고 이들은 반문한다.
■ 미 학교급식제도의 역사
대공황 때 농가지원의 일환으로 시작
미 연방의회가 자원봉사 차원의 학교급식을 연방정부 보조의 학교 프로그램으로 바꾼 것은 1930년대 대 공황기부터다.
현재 정부보조 연 80억달러 규모인 학교급식 프로는 초창기부터 가격과 영양의 균형문제로 갈등을 빚어 왔었다고 역사학자 수잔 리바인은 말한다.
프린스턴 대학에서 최근 출판한 ‘학교급식 정치’의 저자인 리바인은 급식 프로 정부지원의 주목적은 농가지원이었다고 설명한다. 공황기 농가의 파산을 막기 위해 농무부 주관으로 잉여농산물을 사들여 학교급식 지원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학교급식법이 제정되어 현행 급식 프로의 기반이 마련된 것은 1946년이었고 의회가 급식제도를 사회문제의 시각으로 보게 된 것은 1970년대가 지나서였다. 처음엔 점심에 한하던 프로는 1950년대 우유급식, 1960년대 아침급식, 1970년대 방학 중 급식, 1990년대 방과 후 급식 등으로 확대되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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