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인시의회 격론끝 지역의제 아니다 결론
다수파 .소수파 나뉘어 한시간여 지루한 토론
어바인시가 한미 FTA 지지 결의안을 채택하지 않았다.
어바인 시의회는 13일 열린 정기회의에서 최석호 의원이 제출한 ‘한미 FTA 지지 결의안’에 대해 3대2로 시의회에서 취급할 사안이 아니라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이에 따라 결의안은 자동 소멸됐다.
이 날 회의에서 시의회 다수파(베스 크롬 시장, 강석희·래리 애그런 시의원)와 소수파(최석호·크리스티나 셰 시의원)는 한미 FTA 지지 결의안에 대해 한 시간 이상 격론을 펼쳤다. 회의 내내 다섯 명의 시의원 모두 기본적으로 한미 FTA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안건 자체가 아닌 ‘지역 의제가 아닌 것(non-municipal affairs)은 시의회에서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는다’는 시 조례 조항(섹션 1-2-317)에 대한 해석의 차이였다. 다수파에서는 FTA가 국가와 국가 간 문제인데 어바인 시의회는 전통적으로 이런 사안에 의견을 표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소수파는 유사 안건에 대한 시의회의 과거 투표 기록을 제시하며 결의안 통과를 촉구했다.
방청석의 의견도 팽팽했다. 미셸 박 조세형평위원실 피터 김 보좌관과 어바인시 노인위원회 최경홍 커미셔너는 안건상정에 찬성했고, OC 한미연합회 리처드 최 이사장과 OC 한미변호사협회 민 채 회장은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찬성 쪽에서는 한미 FTA가 기아자동차 등 어바인 기업의 고용 증대에 중용한 역할을 하는 지역경제 이슈라고 주장했고, 반대쪽에서는 선례를 남길 경우 중국계와 대만계, 아랍계와 유대계 주민 등이 자국과 민족의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안건 통과를 요청해 커뮤니티 화합에 해가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토론이 격해지자 일부 시의원과 방청객은 감정 섞인 인신 공격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에 베스 크롬 시장은 시장 직권으로 유권해석에 대한 투표를 제안했고, 한미 FTA 지지 결의안은 지역 의제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오후 3시30분에 시작된 이 날 회의는 많은 안건에서 다수파와 소수파의 힘겨루기 지루하게 계속되면서 밤 11시가 가까워서야 끝났다. 익명을 요구한 어바인시 관계자조차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사사건건 대립하는 시의원들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한 방청객은 “LA시의 경우 안건이 상정되기 전 스태프 멤버들이 브라운법에 저해되지 않는 범위에서 사전에 의견조율을 하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회의가 진행되는데, 어바인시는 회의 때마다 방청객과 시 공직자의 시간은 물론 주민들의 세금을 낭비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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