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 미국 월스트리트의 금융기관 직원들이 섬뜩할 정도로 소리없이 진행되고 있는 해고 물결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6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경기가 나쁠 때마다 금융기관들이 직원들을 해고하는 것이 새로운 현상은 아니지만 신용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금융기관들의 이번 해고는 소리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해고가 너무나도 은밀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를 ‘스텔스 레이오프’(stealth layoffs)라고도 부르고 있다.
일부 경영진들은 직원들을 해고한 뒤에도 이를 거의 언급하지 않기도 하고, 씨티그룹이나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에서 누군가 해고됐다는 것은 동료들이 이들에게 보낸 이메일이 반송돼 오는 것을 보고 처음 알게 되기도 한다.
신용위기가 불거진 지난해 여름 이후 은행들이 발표한 해고 계획을 보면 그 수가 6만5천명에 이른다.
그러나 과거의 경우 일시에 대량 해고를 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몇주나 몇달 단위로 조금씩 여러 차례에 걸쳐 해고를 단행하고 있어 얼마나 많은 직원이 해고됐고 또 앞으로 해고될 것인지가 분명치 않다. 은행들은 또 직원들이 해고 규모나 시기에 대해 전혀 모르게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씨티그룹의 경우 지난해에 전체 인력의 5% 가량인 1만7천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혔었지만 올해 1월에는 4천200명을 더 해고하겠다고 했고, 4월에는 추가로 8천7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업무성과가 떨어지는 직원들이 1월에서 3월 사이에 해고됐지만 회사는 몇주 뒤에 추가로 직원들을 조용히 내보냈다.
메릴린치도 올해초 1천100명을 모기지 관련 사업에서 대부분 해고했지만 4월에 추가로 2천9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고, JP모건 체이스도 작년 가을 100명을 해고하겠다고 밝힌 이후 추가로 몇차례에 걸쳐 해고를 진행했다.
이같이 서서히 소리없이 진행되는 해고 정책은 직원들을 ‘해고가 닥쳐오지만 언제, 어디서 이뤄질지’를 모르게 함으로써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올해 JP모건 체이스에서 해고된 조앤 케네디는 누가 해고되는지 아무도 모르고 있다면서 회사가 해고를 최대한 조용히 진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수술을 받고 회복기에 있던 중 해고됐다.
일부에서는 상사로부터 해고 계획을 듣기도 전에 고객들로부터 먼저 소식을 듣기도 하고, 해고된 뒤 사무실에 들르지도 못해 동료들과 작별 인사도 나누지 못하는 등 비정상적인 사례들도 나타나고 있다.
리먼브러더스의 일부 해고자들은 자신들의 서류상자나 수납용기가 복도에 나와있는 것을 보고 해고된 것을 알기도 했고,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최근 직원들을 해고하면서 보너스도 받을 수 없고 개인 소유물은 우편으로 배달될 것이라고 통보하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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