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 아름다운 집’ 열번째나 선발된 김윤배씨 부부
하나둘 심은 꽃·나무 넓은 대지를 가득 채워
“처음엔 서먹했던 이웃들 덕분에 좋은 친구 됐죠”
“텃세를 부리던 백인들도 정성껏 가꾼 정원 덕분에 이제는 좋은 친구가 됐어요.”
한인 소유 주택이 10년째 가든그로브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에 선발됐다.
주인공은 건축업을 하다 은퇴한 김윤배(72)·전영자(69)씨 부부로 한인타운 유니티 은행 건너편 ‘매노 베노’ 주택단지에 22년째 살고 있다.
가든그로브시는 매년 관내 약 4만4,000채의 주택 중 상위 1%에 해당하는 약 400채의 주택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평생 한 번도 받기 어려운 이 상을 김씨 부부는 1993년을 시작으로 96·97·00~05·08년 등 총 열 번에 거쳐 받았다. 03·04·08년에는 각 조닝별로 총 17개 주택에게만 수여하는 최우수상도 수상했다.
건축업에 종사했던 김씨와 꽃을 좋아하는 안주인 전씨는 이민 10년 만인 1986년 꿈에 그리던 정원이 넓은 집을 마련해 GG로 이사 오면서 정원 가꾸기를 시작했다. 하나 둘 심기 시작한 꽃과 나무가 이제는 약 1만8,000스퀘어피트에 달하는 넓은 대지를 가득 채웠다.
노부부의 정원은 작은 농원과도 같다. 잉어와 폭포가 어울린 연못, 유기농 야채를 키우는 텃밭, 대추와 살구·오렌지 등 14가지 종류의 과실수, 이름 모를 들꽃과 분재·선인장이 어우러진 화단에는 20년 세월동안 직접 정원을 일구어온 부부의 정성이 배어 있다.
1년에 한 번씩 치노힐스의 닭 사육장에 가서 닭똥을 40포대씩 사오고, 물 값으로만 매달 100달러 정도 사용하지만 정원이 주는 기쁨에 비할 바 없다. 시정부와 각종 정치인에게 받은 수십 종류의 상장과 선물보다 더 좋은 것은 자연과 더불어 생활할 수 있다는 점.
전영자씨는 “지난 20년 동안 고춧가루는 직접 키운 고추로 빻았고, 오렌지주스는 나무에서 따 직접 갈아 마신다”며 “꽃을 보고, 새소리를 들으며 살 수 있다는 게 행복 아니겠어요?”라고 말했다.
20년 전 처음 이사 왔을 때 낯선 유색인종 부부를 멸시하는 눈으로 쳐다봤던 옆집 할아버지와 이웃들이 이제는 두 부부에게 정원 가꾸는 것을 상의하는 좋은 친구들이 됐다. 김씨는 “예쁘게 가꾼 정원 덕분에 이제는 우리가 동네 터줏대감이 됐다”며 웃었다.
정원을 가꾸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예쁜 정원을 가지고 있으면 그만큼 집의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에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 물론 이들에게는 집값은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노부부는 “꽃들도 ‘사랑한다’고 말해 주고, 애정을 쏟으면 더 예쁜 꽃을 피어주고 잘 자라는 것 같다”며 “한인들이 이민생활에 바쁘지만 조금 더 여유를 갖고 살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의헌 기자>
가든그로브에서 가장 아름다운 주택상을 열 번이나 받은 한인 김윤배·전영자씨 부부가 온갖 꽃이 흐드러지게 핀 직접 가꾼 정원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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