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선교단 하나아이의 한수진 대표(사진)는 제1회 청사초롱 어린이 축제에서 가장 많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출연진이다.
뮤지컬 배우 출신인 한씨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주인공 마리아 역으로 대부분의 노래를 불렀고 직접 인형을 조종하는 것은 물론 조명 세팅과 음향까지 맡았다. 또한 남편 한지수씨가 대표로 있는 조아프로덕션이 기획한 행사이기 때문에 행정적인 부분까지 도와야했다.
막판 리허설이 한창이던 24일 코리아빌리지 열린공간에서 한씨는 이런 업무들을 모두 소화하면서도 객석에서 잠들어 있는 4살된 딸에게 끊임없이 신경을 써야했다. 한씨가 스스로 밝힌 본업은 ‘엄마’이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연극을 좋아했던 한씨는 외국어대학교 아랍어과 재학시 전공은 제쳐두고 연극에만 매달렸고 대부분 대학 생활의 취미로 잠시 머물다 가는 연극반 활동이 한씨의 평생 진로를 결정해 주었다. “외대 연극반이 안성기, 송승환 선배 등 유명 배우를 많이 배출한 명문
대학동아리거든요. 졸업할 때는 이 길로 가야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한씨는 서울예술단 소속으로 심청, 애니깽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고 99년 “뉴욕을 무대로 활동하는 뮤지컬 배우를 꿈꾸며” 공연 예술의 메카 뉴욕으로 향했다. 그리고 이곳에서 헤비메탈 음악에 미쳤었다는 전직 드러머 한지수씨를 만났다. 한씨는 “사실 록음악을 하는 남자를 훌륭한 남편감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드물겠지만 당시 저는 누구보다 저와 잘 통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리고는 곧 두 아이가 생겨 뮤지컬 배우의 꿈은 포기하고 엄마의 길을 걸었다.
한씨는 그러나 결혼과 자녀를 핑계로 삼지 않았다. 뉴욕의 액팅 스쿨에서 그토록 바라던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훈련을 받을수록 오히려 브로드웨이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는 것이 솔직한 그녀의 솔직한 고백이다. 그리고 종교는 미국에서의 삶에 무엇보다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한씨는 “하나님을 만나고 찬양을 하면서 이전까지 그토록 중요하게 생각되던 배우로서의 삶보다 더 중요한 삶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한수진씨의 성은 원래 이씨지만 결혼 후 남편의 성을 따랐다. 시민권자가 아니기 때문에 굳이 그럴 필요는 없었지만 남편과의 일체감을 더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한때 뮤지컬 스타를 꿈꿨던 한씨는 불씨처럼 여전히 꺼지지 않고 남아있는 자신의 재능과 끼를 어린이 선교단과 인형극 활동에 쏟아 붓고 있다.
<박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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