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말도 상황에 따라 좋은 소식이기도하고 황당해서 어쩔 줄 모르게 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엄마, 나 임신 했어”라는 말이 시집가서 잘 살고는 있지만 아이가 없어 걱정하던 딸의 입에서 나오면 지화자라도 부를 만하다. 그러나 꼭 같은 말이 열다섯 살짜리 딸아이에게서 나오는 경우의 놀라움은 필설로 표현하기조차 어렵다.
매사추세츠, 글로스터 시 고등학교에서는 최근에 16세 미만의 여학생 17명이 임신을 해서 충격적인 뉴스가 되었다. 타임지와 NBC 등 뉴스기관의 보도에 따르면 여학생들이 아이를 낳아 기르자고 합의를 한 결과 그리 되었다는 것이다.
학교의 양호실에 임신 반응 시험을 하러 오는 여학생들 수가 점점 늘더니 아이를 가진 것으로 판명되는 여자아이들은 기뻐 날뛰며 반대로 수태가 안 되었다는 결과를 보는 여자아이들은 실망을 감추지 않아 이상히 여긴 간호사 등 학교 당국자의 조사 결과 ‘임신을 하자는 합의’가 여학생들 사이에 존재한다는 것이 발견되었다는 보도다.
더 기가 찰 노릇은 그 중 한 여학생의 경우 아이의 아버지가 24세의 노숙자라는 사실이다. 그 말고도 20세 이상의 남자들과의 관 계로 임신한 아이들이 몇 되고 나머지는 학교 남학생들과의 성관계로 인한 임신이었 단다.
정말로 아이들을 학교 보내기가 무서운 세상이 되었다. 물론 옛날이라고 미혼모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미혼으로 아이를 가지면, 특히 미성년자로 그리 되면 쉬쉬 하고 숨기고 감출 정도로 희소했었다.
그러나 소위 성해방을 가져왔다는 1960년대 이래 미혼 남녀의 성관계는 데이트 한두 번 하면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생각되는 세상이 된 것이다. 또 낙태가 몇 예외의 경우를 제하고는 여자들의 헌법적 권리라는 대법원 판례가 나온 뒤 결혼의 테두리 안에서의 성관계라는 기존의 도덕관은 더욱 더 붕괴되어 남자나 여자나 성관계 대상자들이 두 손으로 꼽아도 모자랄 정도의 성적 문란이 초래되었다.
이제는 중고등학교에서 공공연히 콘돔이나 피임약을 나누어주는 게 예사가 되기도 했다. 글로스터 고등학교의 경우는 피임약이나 도구를 학교에서 나누어주지 못하게 한 시 교육위원회의 방침 때문에 이번 사건 같은 게 발생했다는 주장마저 대두된다. 그러면서도 학교의 양호실에 임신 반응 검사가 있다니까 학생들 사이의 성관계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된다.
매사추세츠 주법은 16세 이하의 여자아이와의 성관계는 ‘법적인 강간’으로 규정하고 있으니까 24세의 홈리스를 포함해서 20세 이상의 남자 ‘아버지’들은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고등학생들끼리의 성관계 내지 임신은 그대로 방치될 가능성이 있어 생각 있는 사람들이 사회의 장래를 걱정하게 만든다.
왜 이 지경이 되었나? 복합적인 원인이 있겠지만 영화와 TV 등의 영향을 간과할 수 없다. 얼마 전에 나온 코미디 중 하나는 바로 13세의 여자아이가 부모에게 “나 임신 했어요”라고 태연하게 말하는 장면이 광고로 사용되었다. 영화배우, 록 가수 등의 난삽한 성생활도 감수성 있는 어린아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은 뻔한 이치다.
견물생심이라고 자꾸 눈에 집어넣다보면 해보고 싶은 유혹에 빠져 행동으로 옮겨지기가 십상이다. 또 미국의 사회보장제도에도 문제가 있다. 아이가 아이를 낳으면 신생아 양육비가 지불되며, 또 학교에 탁아소도 있어 아이 엄마가 아이를 맡기고 공부할 수도 있는 현실이다.
우리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중고등학교의 도덕 부재의 성교육 강좌에서 그들을 빼 달라고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부모가 올바른 본을 세워야 자식들을 건전하게 기르는 데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남선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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