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랜드실업인협회의 분쟁을 바라보는 한인사회의 시선이 따갑다. 역사와 위상에 맞지 않게 지난 수년간 활동도 거의 하지 않던 실협이 이제는 내부 분란에 빠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 분쟁은 한인회관 매각대금이 촉매제가 되었기 때문에 대금의 향방에 대한 우려도 함께 쏟아지고 있다.
2년간의 지난한 법정 다툼을 통해 법적 지위를 인정받고 10만달러 가까운 거액을 받았지만 실협의 현실은 동포들이 우려할 만하다.
우선 조직체계가 허술하다. 임원진과 이사진의 명단이 지금까지 제대로 공개된 바 없으며, 심지어 회장과 이사장도 이사들의 명단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이사장의 아들이 부회장이고, 재무가 며느리인 기형적 족벌 구조는 외부의 불신을 더하고 있다. 또 매각대금이 예치된 계좌는 조창준 회장과 장두환 이사장, 셜비 킬리언 재무 등 3인의 공동명의로 돼 있지만 본보가 은행측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예치금은 3인 중 한 명의 서명만 있어도 찾을 수 있다. 여기에 회장까지 갈아치우는 이사장의 영향력은 정상적 조직으로 보기 어렵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이미 장 이사장은 대금에서 1만달러를 인출했다. 조 회장에게 통보를 했다지만 조 회장은 이를 부인하고 있고, 이사회의 결의를 거친 것도 아니다. 그 중 5,000달러는 경비 지출을 위한 계좌를 따로 만들어 예치시켰고, 일부는 변호사비 잔금으로 지출됐다. 이후 장 이사장측이 조 회장에게 이 계좌의 수표 3장을 건네주며 필요할 때 쓰라고 한 점은 대금이 다른 용도로 쓰여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나머지 5,000달러 역시 용도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현금으로 인출된 것도 납득하기 어려워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실협 몫으로 분배받았다지만 이 돈이 실협 현 임원진의 몫이 아니라 한인사회의 공금이라는 것은 실협 임원진도 인정하는 한인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한인회관의 건립에는 한인사회 전체의 정성이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거액의 공금이 들어온 이상 이제는 실협도 재정관리를 투명하게 해야 한다. 매각대금 인출 사실을 확인하려 기자가 존 킬리언 부회장에게 전화했을 때 그는 모친이 이사장으로 있는 이사회에만 보고하면 된다며, 언론에는 밝힐 수 없다고 잘랐다.
장 이사장을 비롯 임원 및 이사들은 매각대금이 임의로 사용되거나 특정개인에게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호언하고 있지만 이를 전적으로 신뢰하기에는 미흡한 점이 많다. 한인회관 건립에 힘을 쏟았던 동포들과 실협 선배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실협은 매각대금의 투명한 관리에 대해 말이 아닌 제도적인 장치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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