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아시안아메리칸 영화제 참석한 ‘M’의 이명세 감독(왼쪽)과 ‘개같은 가족’을 연출한 신인 박재영 감독.
2008년 뉴욕아시안필름페스티벌을 위해 뉴욕을 찾은 이명세 감독은 함께 참석한 신인 박재영 감독과는 상이한 데뷔 경로를 거쳤다.
동물학대 방지 메시지를 좀비 영화의 틀로 재치 있게 연출한 ‘가족같은 개, 개같은 가족’의 박재영 감독은 이른바 예비 감독들의 엘리트 코스인 영화 아카데미나 영상원도 거치지 않았지만 잠시 연출부에 몸을 담았다가 연극판에서 감각을 익혀왔다. 중, 단편의 상영기회가 크게 확대되면서 재능과 감각이 눈에 띄면 이전보다 빠르게 연출의 기회가 주어지는 디지털 영화 시대의 수혜자인 셈이다.
반면 강동원 주연의 미스테리 작 ‘M’을 상영한 이명세 감독은 이장호 감독과 배창호 감독 밑에서 10년이 넘게 연출부 생활을 하며 혹독한 도제 시스템속에서 밑바닥부터 단련되온 전형적인 충무로 영화인이다. 하지만 이제는 더 나이 많은 현역 감독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충무로의 연장자가 된 이명세 감독의 영화는 여전히 어떤 신인 감독들의 영화보다 ‘용감한’구석을 갖고 있다. ‘M’의 흥행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에 대해 이명세 감독은 “좀 어려웠다고 말하는 관객이 많았다”고 담담하게 털어놓았지만 자신의 스타일을 절대 포기하지 않는 ‘악명 높은‘ 그의 고집이 영화의 상업성을 반감했을 가능성이 크다.
엄밀히 말해 예술영화나 작가주의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상업영화 감독이지만 동시대의 영화들과는 다른 이명세표 영화를 만들어오면서 ‘지독한 완벽주의자’ ‘스타일리스트’라고 불리게 된 이명세 감독은 스스로 “제작자와 스텝이 좋아하는 감독은 아니다”라고 말해왔다. 특히 일반적으로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내러티브’와 ‘연기’를 희생하면서까지 비쥬얼에 집착했던 전작 ‘형사’ 와 몇몇 CF에서 ‘스타일리스트’ 이명세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다.
이명세 감독은 2000년 봄부터 4년간 뉴욕에 머무르며 ‘나 홀로 대학’ 시절을 보냈었다. 이명세 감독은 “고전영화와 현대 독립영화까지 원 없이 영화를 감상하며 생각을 정리했던 귀한 시간 이었다”며 “ ‘형사’와 ‘M’ 모두 뉴욕에 있었을 때 기획한 작품들”이라고 말했다. 당시 뉴욕에서 교류했던 영화 학도의 상당수는 이명세 감독의 연출부로 시작해 충무로에 서 경험을 쌓고 있다. 지난해에는 ‘박중훈 회고전’으로 뉴욕에 왔던 이명세 감독의 영화는 발표될 때마다 국제적인 관심을 모으기 때문에 앞으로도 자주 그의 모습을 뉴욕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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