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싱턴 애비뉴와 47스트릿 코너에 위치한 설치 작품 전문 공간 ‘랩 갤러리’의 매튜 세믈러 대표와 이곳에서 전시중인 작가 임정욱(그레이스 림).
맨하탄 미드타운 한복판에 노천이 아닌 실내 공간이면서 하루 24시간 전시와 관람이 가능한 갤러리가 있다.
하루 평균 관람객수는 무려 2만5천명. 다만 밖에서 관람하는 것만 허락될 뿐 갤러리 안으로 들어가 작품을 보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 렉싱턴 애비뉴와 47스트릿이 만나는 코너에 자리잡은 전면 유리로 된 랩 갤러리가 바로 이런 이색적인 공간이다.
그리고 이 갤러리의 100회 전시회 ‘숨겨진 아름다움’의 주인공은 바로 한인 설치작가 임정욱(그레이스 림)씨와 중동계 여류 작가 캣 몬테규다.
중동 여성들의 억압의 상징인 챠드를 연상케 하는 몬테규의 작품이 갤러리 중앙에 위치해 있고 벽면을 따라 임씨의 작품 ‘흐름(Flow)’이 설치되어있다. 사각형 종이 위에 그린 10여점의 그림을 붙인 후 벽면에 따로 드로잉 해서 이은 이 작품은 굴곡 많은 인생 여정을 표현한다. 흐름 외에도 붉은색 방석위에 놓인 염주의 위치에 따라 변화하는 느낌을 담은 29개의 디지털 사진 연작처럼 임씨의 작품들은 18세 나이에 이민와 28년을 미국에서 생활한 작가의 경력에 비해 의외로 동양적인 정신세계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올해 4월 만든 작품집 제목 역시 ‘108배와 108번뇌’다. 임씨는 불교를 믿는 가정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불교적 색채가 짙은 작품들을 자연스럽게 만들어 오게 됐다“며 “평론가들로부터 ‘스프리츄얼’하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지만 결국 모든 예술 작품은 결국 영적인 활동의 결과가 아니겠냐”고 말했다.
개관 이후 오직 설치 작품만을 전시해 온 랩 갤러리는 지난 4년간 372명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었다. 워낙 상업 건물들이 모여 있는 번잡한 도로위에 위치해있어 눈여겨보지 않고 지나갈 경우 전시되고 있는 작품에 따라 독특한 의류 매장이나 인테리어 디자인 매장으로 보이기 십상이다. 매튜 세믈러 대표 역시 사실 행인의 다수는 작품을 보고 있다는 의식을 하지 못하고 이곳을 스쳐 지나간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세믈러 대표는 “갤러리가 밀집한 곳에 있다면 작품들에 대한 주목도는 더하겠지만 지금의 위치가 갖고 있는 독특한 분위기는 결코 대신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씨는 화가로서는 특이하게 미국에서 비즈니스를 먼저 전공했고 다소 늦은 나이에 뉴욕대 대학원에서 회화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또한 부동산 라이선스와 미 연방항공국이 인정하는 경비행기와 헬리콥터 파이럿 조종사 면허를 취득하기도 했다.<박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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