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사관 앞 단식투쟁
무기한...오늘 5일째
지난달 부시대통령을 만나 화제가 된 탈북자 조진혜 씨(21)<본보 7월 26일자 2면 보도>가 탈북자 강제 북송 중지를 촉구하며 4일째 단식 투쟁을 하고 있다.
난민지위를 인정받아 어머니 한송화 씨(49)와 여동생 은혜 양(16)과 함께 지난 3월 시애틀에 도착한 조 씨는 중국대사관 앞에서 지난 2일부터 무기한 단식투쟁에 들어갔다.
조 씨는 단식 4일째인 5일 “지난달 24일 부시 대통령을 만나고 다음날 어머니와 여동생이 있는 시애틀로 갈 예정이었지만 중국에 있는 탈북자를 생각하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단식투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에 있는 탈북자 10여명과 연락을 하고 있다는 조 씨는 “현재 도문 변방 구치소에 약 400명의 탈북자들이 수감돼 있으며 이들이 현재 북한에 송환된다는 것은 죽음 그 자체인 만큼 중국 정부가 이들의 송환을 중단해 줄 것을 간절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조 씨는 “평화를 사랑한다며 올림픽을 개최하는 중국이 탈북자를 북한으로 송환하는 것은 살인이나 마찬가지”라면서 “김정일이 지난 4월 탈북자를 ‘나라의 반역자’로 규정하는 방침을 내리면서 북한은 탈북자들이 북송되면 굶겨 죽이고 있다”고 말했다.
조 씨는 5일 영문으로 쓴 ‘중국정부에 대한 호소문’을 중국대사관에 전달하려 했으나 대사관측은 봉투도 개봉하지 않은 채 이 호소문을 조 씨에게 반송했다.
조 씨는 호소문에서 “나는 먹을 것을 위해 국경을 넘어 탈북, 미국까지 온 사람”이라며 “먹을 것을 위해 목숨을 걸었던 내가 그 먹을 것을 포기하고 단식투쟁을 하는 것은 나 하나의 행복을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도 고통당하며 죽어가고 있는 내 동포 탈북자들을 위해서 하는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지금 도문과 연길 등 국경주변에 있는 감옥은 북송되기 위한 탈북자들로 넘쳐나고 있으며 그들에 대한 인권유린은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처참하다”면서 “네 번씩이나 북송을 당했던 나는 그 국경의 감옥에서 인권유린을 당하다가 살아남은 경험자로 중국정부가 올림픽을 개최하는 나라답게 인권올림픽에서도 금메달감이 되는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 씨를 돕고 있는 박영걸(기쁜소식침례교회) 목사는 “조 씨는 24시간 물만 마시고 단식투쟁을 하고 있다”면서 “조 씨가 언제 쓰러질지도 모르기 때문에 곁에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 씨의 탈북과 부시 대통령과의 면담을 도운 시애틀의 윤요한 목사도 조 씨의 단식 투쟁을 며칠간 지켜보다가 5일 시애틀로 돌아갔다.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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