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발표… 자살한 아이빈스 관련 수사 문서 공개
연방법무부는 지난주 자살한 육군 미생물학자 브루스 아이빈스가 9.11테러 직후 전국을 생화학 테러 공포에 몰아넣었던 탄저균 테러 사건의 단독 범인이라고 6일 공식 발표했다.
법무부는 탄저균 수사에 관한 일부 법원 문서들을 이날 처음으로 공개하면서 아이빈스가 우편 테러에 사용된 탄저균과 동일한 유전적 돌연변이를 가진 탄저균 배종(RMR-1029)을 관리한 유일한 인물이며 탄저균 가루가 동봉된 우편봉투들과 같은 종류의 봉투가 그의 실험실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연방수사국(FBI)이 이날 공개한 200 페이지 이상의 문서에 따르면, 아이빈스는 FBI에 틀린 탄저균 샘플을 제출해 다른 동료들에 누명을 씌우려 했으며 탄저균 테러 당시 그가 늦게까지 실험실에서 근무한 시간에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것으로 지적됐다. 그는 또 탄저균 봉투가 처음 배달되기 몇주전인 2001년 9월초에 탄저균과 황열병 면역주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공개된 선서 진술서에 따르면, 아이빈스는 테러에 사용된 탄저균이 다른 과학자가 연구한 탄저균과 유사하다고 주장했고 여러 차례 같은 연구소에서 일한 다른 연구자들을 용의자로 지목했다. 법원 문서는 지목된 연구원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으나 지난 2002년 스티븐 햇필드가 ‘조사 대상자’로 지목돼 최근 600만달러의 손해배상금을 받은 바 있다.
이어 검찰은 당시 톰 대슐과 패트릭 리히 상원의원에게 보내진 탄저균 편지의 표현이 아이빈스가 며칠 전 보낸 이메일 내용과 비슷한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메일에서 “빈 라덴 테러리스트들은 틀림없이 탄저균과 사린가스를 갖고 있다”며 그들은 “모든 유태인들과 모든 미국인들을 죽일 것을 선포했다”고 적었는데 탄저균 편지에는 “우리는 이 탄저균을 갖고 있다...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이라고 적혀 있었다.
수사관들은 아이빈스의 범행 동기로 두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아이빈스가 자신이 개발토록 도와준 탄저균 백신의 효과를 실험하기 원했고 또 낙태를 반대하는 가톨릭 신자로서 낙태를 지지한 가톨릭 연방의원 2명을 겨냥했다는 것이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수사망이 좁혀지면서 압력을 받은 아이빈스는 “그저 사형을 직면하고 있지 않겠다고 말했고 대신 동료들과 자기에게 잘못한 사람들을 죽일 계획”이었으며 자신이 이중 인격을 앓고 있다고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빈스의 치료에 관여한 정신건강 관계자의 진술서에 따르면, 그녀는 아이빈스의 행동이 두려운 나머지 그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법원 명령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뚜렷한 증거가 제시되지 않은 채 아이빈스가 탄저균 테러 용의자로 지목돼 자살한 사실이 밝혀진 이후 과연 그가 범인이었는지, 또는 공범이 있지 않은지 각종 의문이 제기됐었다. 아이빈스는 자살하기 전에 친구들에게 정부요원들이 수개월에 걸쳐 자신과 가족들을 괴롭혔다고 불만을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져 과잉수사 논란이 있었다.
자신을 이빈스의 친구라고 밝힌 전직 미 과학자에 따르면, FBI는 작년말 이빈스의 아들에게 “아버지가 탄저균 테러범이라는 증거를 제공하면 250만달러와 스포츠카를 주겠다”고 제안했으며 병원에 입원한 딸에게 탄저균 희생자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이게 바로 네 아빠가 한 짓”이라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제프리 테일러 연방검사는 “아이빈스가 탄저균 테러의 책임이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고 확신한다“며 “배심원에 증거를 제시할 기회를 잃어 유감”이라고 말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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