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맘 때부터 한국과 미국의 한인사회를 들끓게 했던 사건은 단연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학력위조’ 사건이었을 것이다. 학벌과 학연을 중시하던 한국사회의 치부를 속살까지 드러냈던 이 사건은 학계와 문화계, 연예계, 심지어 종교계로까지 번지면서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가 되었다. 돌이켜보면 좀 더 확실한 검증단계를 거쳤더라면 온 사회가 시끄러울 정도의 큰 혼란은 막았을 텐데 하는 안타까운 마음마저 들었다.
최근 기업들은 새로운 인력을 채용할 때 평판조회 및 경력조회를 통해 후보자들을 검증하고 있으며, 특히 중견사원의 경우에는 평판조회/경력조회가 채용의 필수 절차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평판조회(reference check)란 채용과정에서 전 직장의 상사나 동료 또는 학교 교수 등 후보자를 잘 아는 몇 사람을 통해 후보자의 업무수행 능력과 근무태도, 대인관계 등을 검증하는 절차를 말하며, 경력조회(career verification)란 후보자의 학력 및 업무경력, 신용상태, 범죄전력 등 전반적인 개인정보를 수집, 평가함으로써 후보자의 과거경력을 객관적으로 사실 확인하는 절차를 말한다.
통상 평판조회라 함은 경력조회 중에서 신용상태 및 범죄전력 확인을 제외한 나머지 전 직장/학교의 평판 및 경력사실 확인절차를 의미하며, 채용된 이후에 회사에서 후보자의 신용상태 및 범죄전력 등을 사실 확인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따라서 기업에서는 후보자의 이력서가 과장/포장되지 않고 사실에 근거한 것인지, 전 직장에서 실적과 근태는 어떠한지를 확인할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지원하려는 기업에 불이익을 주지 않을 인물인지를 cross-check할 수 있는 수단이라 하겠다.
이미 미국의 취업시장에서는 평판조회가 일반화 되어 있다. 미국 인적자원관리협회(SHRM)가 2004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조사에 응답한 기업 중 96%의 기업이 직원채용 때 평판조회를 하고 있다고 답해 96년 조사 때의 51%에 비해 비약적으로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미국 대기업의 3분의2 이상이 평판조회 업무를 전문 업체에 대행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보다는 덜하지만 한국의 경우도 평판조회의 추세가 늘어나고 있는데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조사 참가업체 중 48%의 기업 인사 담당자가 경력직을 채용할 때 평판조회를 해 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해 아직 미국보다는 평판조회가 일반화 되지는 않은 듯하다. 하지만 ‘앞으로도 평판조회를 진행할 계획이 있는가’란 질문에는 85%가 ‘있다’고 답변해 향후 한국의 취업시장에서도 평판조회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구체적인 조사는 없지만 미국 내 한인사회에서도 평판조회에 대한 인식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데 필자의 회사에서도 후보자에 대한 평판조회를 중요한 고객사 서비스 제공요소로 간주하고 있으며, 고객사들도 이러한 평판조회의 결과에 만족해하고 있다.
이처럼 평판조회가 중요한 이유는 제한된 시간의 짧은 인터뷰만으로는 후보자의 업무 스타일과 인성·적성 등을 판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즉 채용을 위해 인터뷰 책임자 몇 명이 몇 차례의 인터뷰를 통하여 후보자의 다양한 특성을 파악한다고는 하나, 후보자의 커뮤니케이션 능력, 업무성과, 업무 추진력, 성실성, 결단력, 리더십에 특별히 도덕성까지 종합적으로 알아내기에는 절대적인 시간과 사전정보가 부족하다.
그래서 전 직장의 상사나 동료들의 업무 및 인간관계 평판이 후보자를 폭넓게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며, 채용된 이후에도 우수인재 관리차원에서 평판관리를 계속할 수 있다는 장점이 되며, 이는 채용 이후의 후보자 인사관리의 기본 자료로 활용되기도 한다.
경력조회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간단한 사실확인 차원의 업무라고 한다면, 평판조회는 후보자의 동의를 받은 레퍼런스를 통해 후보자와의 관계 및 후보자에 대한 추천인의 주관적 평가를 채록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자칫 두 가지의 부정적인 효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즉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준다든지 아니면 칭찬일색으로 진행된다든지 하는 문제점이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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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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