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택시 지 영씨, 오헤어서 가로등 받고 참변
“세 자녀 키우느라 고생했는데...” 애도 표시
50대 한인 여성 택시 기사가 오헤어 공항에서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1일 오후 4시경 아메리칸택시 소속 운전사인 한인 지 영씨(51, 아이태스카)는 회사 밴택시를 운전하던 중 오헤어공항 가로등을 들이받고 숨졌다. 지 씨는 공항내 베시콜만 길에서 나와 I-190 서쪽 방향으로 진입하던 중 커브 길을 제대로 돌지 못하고 사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사고 지점은 오헤어공항내 택시 대기 구간 중 서버브캡 전용 커머셜 드라이브로 이곳에는 다른 곳보다 좀 더 굵은 가로등이 설치돼 있다.
당시 현장 주위에 있던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지 씨는 충돌 사고 직후 차에서 나와 가슴을 움켜쥔 채 쓰러졌으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인근 루터란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날 오후 8시경 결국 사망했다. 경찰은 애초 지 씨가 굴곡 있는 커브길에서 통제력을 잃은 것을 사고의 원인으로 판단하는 한편 목격자 진술을 참고해 직접적 사인을 심장마비로 추정했었다. 그러나 12일 쿡카운티의학검사실 실시된 부검 결과 지 씨가 사망한 이유는 충돌사고로 인한 다발성 외상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목격자 중 한 명인 한인 택시기사 스토니 윤 씨는 가로등을 들이받은 뒤 차가 옆으로 돌아섰고 지 씨는 차에서 나와 풀밭에 앉아있었다. 앰뷸런스가 도착하자마자 산소 호흡기를 들이대는데 상태가 위중해보였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사고 원인에 대해 그는 커브가 약간 심하긴 해도 사고가 날 만한 지역은 아니다. 동료 기사들로부터 평소 지 씨가 몸이 약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운전 부주의보다는 다른 이유가 있는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한편 고인의 주위에서는 불의의 사고에 놀라는 한편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지 씨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택시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 씨는 남편 없이 홀로 세 자녀와 함께 어렵게 살면서도 꿋꿋한 모습을 잃지 않았다는 것. 4년 전에 그를 처음 알게 됐다는 한 택시 기사는 애들이 이제 대학에 가서 한시름 놓을 때도 됐는데 이런 사고가 일어났다. 학며 학자금 마련을 위해 그렇게 노력했는데 빛도 못보고 너무 안 됐다고 말했다.
아메리칸 택시 제이 클리만 대표와 동료인 중국계 이 탱씨는 “고인은 참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었다. 본인이 직접 운전도 했지만 차를 몇 대 소유하고 있었다”며 “결코 불평을 하는 일이 없고 매사에 긍정적인 자세로 모두가 다 그를 좋아했다”고 회고했다.
봉윤식 기자
feedpump@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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