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리의 새가 우리집을 찾아왔다. 온지도 몰랐는데 어느날 키가 크지 않은 배나무에 짚더미가 올려져있어 이상하다 했다.
얼마후 그 짚더미 위에 새가 앉아 있는데 가까이서 보아도 꼼짝하지 않아 남편이 물을 뿌렸더니 놀래서 잠깐 자리를 떴는데 그 안에는 알이 2개 있었다. 그제야 우리는 그 새가 알을 낳기 위해 둥지를 만들고 지금 알을 품고 있는 것을 알았다. 둔한 주인으로 인해 놀라게 한 미안함 때문인지 남편은 잔디도 오랫동안 새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며 깎지 않고 기다렸다.
나도 매일 집에 오면 오늘은 새들이 나왔을까 기대하며 창밖을 내다보았다. 어미새는 도대체 먹이는 구하러가는지 꼼짝도 않고 지키고 있었다. 홀쭉해진 어미새가 안돼서 시장에서 파는 새 먹이를 나무에 걸어두고 먹기를 바랬다. 안나오는 새끼로 내가 더 안달이 났고 잘못되었나 걱정까지 했다.
하루는 참다 못해 가까이 다가갔더니 어미새 품밑으로 꿈틀거리는게 보였다. 분명히 새였다. 눈도 보였다. 어린새는 어미새의 보호속에 있었다. 그런 줄도 모르고 나는 어린 새들이 소리를 내지 않아서 알을 깨고 나온지를 몰랐다. 어미새는 어린새들을 보호하느라 계속 품고 있었고, 나는 새 지저귀는 소리만 기다렸던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데도 어미새는 새끼들을 양옆에 끼고 있었다. 그 지극한 모성애라니.
그런데 어제 아침 이른 시간에 남편이 나가보니 둥지가 비어 있더란다. 가면서“인사도 안하고 갔네” 하며 남편이 섭섭함을 드러낸다.
하지만 그 새로 인해 우리는 참 오랫동안 즐거웠다. 우리 집을 찾아와 준것이 고맙다. 어미 새에게 더 고마운게 있다. 기다리지 못하는 나에게 ‘기다리라’하고 수고하기 싫어하는 나에게 ‘수고하라’ 하고 즐기지 못하는 나에게 ‘즐기라’고 가르쳐주고 떠났기 때문이다.
이제 남아 있는 그 빈 둥지가 어미새의 울림이 되어 나에게 그렇게 살아가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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