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m에서 마이클 잔슨의 세계기록을 깨고 우승한 우사인 볼트가 레이스 후 신발을 벗어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4년만의 ‘스프린트 더블’…모두 세계신은 최초
400m 릴레이서 사상 4번째 ‘트레블’ 위업 도전
‘워터큐브에 마이클 펠프스가 있다면 궈자티위창엔 우사인 볼트가 있다.’
이번 베이징올림픽을 대표할 최고의 스타로는 단연 사상 초유의 8관왕을 달성한 미국의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를 꼽지 않을 수 없다. 무려 7개의 세계신기록을 갈아치우며 8개의 금메달을 쓸어담아 1972년 뮌헨올림픽에서 마크 스피츠가 기록한 7관왕 기록을 뛰어넘은 것은 물론 통산 14개의 금메달과 총 16개의 메달로 역사상 최고의 올림피언으로 우뚝 섰다. 이제 펠프스는 올림픽은 물론 스포츠 역사상 가장 전설적인 반열에 올라섰다.
하지만 수영의 모든 레이스가 막을 내리고 올림픽을 대표하는 가장 기본종목인 육상이 본격적으로 열기를 더해가면서 자메이카의 ‘총알 탄 사나이’ 볼트가 펠프스에 집중됐던 포커스를 빠르게 넘겨받고 있다. 100m 결승에서 경쟁자들을 월등한 차로 따돌린 뒤 마지막 10여미터를 조깅하듯 ‘놀면서’ 들어오고도 9초69의 세계신기록을 수립한 볼트는 20일 벌어진 200m에선 ‘바람의 사나이’ 마이클 잔슨이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수립한 19초32의 세계기록을 0.02초 단축한 19초30의 세계신기록으로 우승, 금메달을 추가했다. 육상 100m와 200m를 석권하는 ‘스프린트 더블’은 1984년 LA올림픽에서 칼 루이스가 달성한 이후 24년만에 처음이자 통산 9번째다. 하지만 두 종목 모두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한 것은 볼트가 사상 최초다. 비록 7개의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 8개를 목에 건 펠프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육상 단거리의 간판레이스인 100m-200m를 역사상 최고기록으로 휩쓴 볼트의 퍼포먼스를 펠프스의 그것보다 못하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물론 볼트는 펠프스의 8관왕 꿈에 근접이 불가능하다. 무려 8개 레이스에 출사표를 내 목표인 금메달 8개를 모두 쓸어담은 펠프스에 비해 이제 볼트의 남은 레이스는 400m 릴레이 1개뿐이기 때문. 당연히 볼트의 목표는 3관왕이다.
400m 릴레이는 100m, 200m와 함께 육상 단거리를 대표하는 레이스로 지금까지 28차례 하계올림픽에서 이들 3개 레이스를 모두 휩쓴 선수는 제시 오웬스(1936년), 바비 모로(1956년), 칼 루이스(1984년) 등 3명뿐이다. 이들은 모두 미국 선수들. 볼트가 자메이카를 400m 릴레이 우승으로 이끈다면 역대 4번째 ‘트레블(3관왕)’의 전설을 쓰게 되는 셈이고 비 미국선수론 사상 최초가 된다.
하지만 4명이 모두 잘 뛰는 것은 물론 호흡이 완벽해야 하는 릴레이의 특성상 아무리 볼트라도 우승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릴레이다. 특히 400m 릴레이는 미국이 올림픽에서 15차례나 금메달을 따낸 아성으로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도 3관왕 타이슨 게이를 앞세워 37초78의 기록으로 볼트와 아사파 파월이 나선 자메이카(37초89)를 따돌리고 우승한 바 있다. 올해 최고기록도 미국이 자메이카보다 0.95초나 빨라 기록상으론 우세가 완연하다. 여기에 아테네올림픽 우승국인 영국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볼트는 이미 100m와 200m 두 번의 레이스에서 ‘괴물’이자 ‘수퍼맨’급의 능력을 입증한 선수다. 또 그 외에 파월이라는 또 다른 걸출한 스프린터가 버티고 있는 자메이카의 기세라면 미국도 겁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볼트가 400m 릴레이에서 자메이카의 단거리 싹쓸이를 이끌며 펠프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베이징의 전설로 떠오를 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400m 릴레이는 21일 새벽 5시20분(이하 LA시간) 예선을 치르고 22일 아침 7시10분 결승을 갖는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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