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 시즌이 노동절 연휴를 종점으로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한인 여행사의 부실 서비스로 휴가를 망쳤다는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6월 A여행사를 통해 10여명이 3박4일간 동북부 관광을 떠난 모 단체 회원들은 무리한 일정 짜깁기와 안내원의 불친절로 고생을 했다. 이들은 여행사가 타도시에서 짜놓은 2박3일 일정에 워싱턴 관광객을 집어넣어 한밤중에 숙소에 도착해 새벽에 출발하기도 했으며, 관광객이 오히려 안내원의 비위를 맞춰야 했다고 한다. 결국 이들은 귀환 후 여행사측에 항의, 50달러씩 환불받았다.
최근 뉴욕에서 열린 한국의 한 대형가수 공연을 B여행사를 통해 단체로 떠난 관람객들은 낡은 버스로 인해 공연조차 제대로 보지 못했다. 워싱턴과 볼티모어지역에서 관람객 40여명을 싣고 떠난 버스는 중간에서 더 이상 갈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다시 새로운 버스를 배차 받아 공연장에 도착했을 때는 끝나기 직전이었다. 가까스로 이 가수의 노래를 맛만 본 관람객들에게 여행사는 공연 입장료만 환불했다. 관람객 이 모씨(엘리콧시티)는 “워낙 좋아하는 가수라 가게 문까지 닫고 갔는데 공연도 제대로 못보고 손해가 이만저만 아니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달 남미로 여행을 떠났던 한 가족은 도착과 함께 제멋대로 뒤바뀐 여행 일정에 아연해야 했고, 돌아올 때는 아예 항공편이 없어 이틀을 꼼짝없이 발이 묶여 기다려야 했다. 이로 인해 비즈니스가큰 차질을 입었다.
차량 고장으로 관광객들이 장시간 길거리에 방치된 경우도 종종 있다. 지난달에는 워싱턴에서 나이아가라를 향하던 버스가 출발 직후부터 에어컨이 고장나고 시동이 걸리지 않아 렌트카를 구해야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한인들은 무더위 속에서 오후 5시까지 수시간을 길거리에서 기다려야 하는 고통을 감내해야만 했다.
지난 3월에는 26명을 태운 메릴랜드의 한인 관광버스가 버몬트 주의 한 고속도로에서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여행객들이 부상을 당한 바 있다.
여행객들이 여행사의 부실 서비스에 곤욕을 겪지만 제대로 보상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의 여행사가 군소업체여서 안내원이나 직원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책임 소재도 불분명하지만, 대형 업체에서도 유사한 일이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특히 여러 여행사가 관광객을 모집하는 경우 문제 발생 시 주 모집 업체에 책임을 떠넘기는 경우도 있다.
일단 출발하고 보자는 여행사의 무책임도 문제다. 관광버스는 버스 운전자가 장시간 운전으로 피로함을 느끼거나 현지 도로사정 인지 미숙 등으로 인한 사고발생 가능성이 높고 사고 자체가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어 여행사들의 각별한 사고 방지 대책이 요구된다. 많은 관광업계의 여행 코스가 장거리인데다 보통 새벽부터 이동하는 스케줄로 운전자들의 피로 등으로 인한 사고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다.
차량 결함에 따른 사고방지를 위해서는 차량 점검 규정을 준수해야 하나 자체 버스를 운영하지 않은 여행사나 타주 코스 등의 경우 차량 점검 여부를 미리 확인할 수 없는 게 맹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박기찬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