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人 부인 그는 열차사고를 잊지 못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최재석 특파원 =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3년 전 일어났던 열차사고 생존자로 당시 부상자의 구조를 도와 `영웅’으로 칭송받던 사람이 지난 12일 통근열차 사고로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특히 이 사람의 부인이 한인인 것으로 알려져 LA 동포사회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6일 LA타임스에 따르면 이번 채스워스 통근열차 사고로 숨진 그레고리 린트너(48)는 3년 전 11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LA카운티 글렌데일 통근열차 사고의 부상자였다.
그는 당시 찰과상과 타박상만 입어 사고 열차에서 충분히 빠져나올 수 있었는데도 큰 상처를 입은 다른 중상자의 곁에서 용기를 불어넣으면서 구조요원을 함께 기다렸다는 것이다.
글렌데일 열차사고 당시 린트너 옆에 있었던 중상자 패티 허드슨은 그는 `걱정하지 마세요. 내가 당신과 함께 있겠어요’라고 위로했다면서 그는 `진정한 영웅’이었다고 회고했다.
글렌데일 사고는 2005년 1월 26일 오전 6시께 통근열차가 철도 건널목에 서 있던 지프와 부딪쳐 선로를 이탈해 마주 오던 다른 열차들과 충돌, 11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부상했던 대형참사였다.
린트너는 그러나 글렌데일 열차사고 후에도 사고의 기억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당시 사고열차에 탔던 승객들과 계속 만났고, 열차사고와 사고 관련자의 재판과 관련된 신문 기사들을 수집하는 등 열차사고의 기억을 잊지 못했다고 가족들이 전했다.
부인 미셸은 15일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한국말로 그는 결코 그 열차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나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미셸은 대학에서 남편을 만났고 그는 영어공부를 도와줬고 강의노트도 보여줬다고 한다. 미셸은 대학을 졸업하기 1년 전 청혼을 받았고 그는 여왕처럼 자신을 대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우리는 돈도 없고 아무것도 없었지만 결혼을 했고, 내 인생 영원히 그와 함께할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이번 채스워스 사고 열차에는 린트너 이외에 글렌데일 열차사고 생존자 2명이 더 타고 있었으며 이 중 1명도 크게 다쳐 치료중이라고 타임스는 전했다.
bo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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