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볼리비아에 거주하고 있던 미국인들이 정국혼란과 반미(反美) 시위를 피해 미국 정부가 제공한 항공기를 이용해 페루로 피신했다고 EFE 통신이 1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낮 미국인 60명이 볼리비아를 떠나 페루 수도 리마에 도착했으며, 도착 즉시 리마 주재 미국 대사관이 마련한 차량에 나눠타고 시내 모처로 옮겨졌다.
피신한 미국인들은 그동안 볼리비아 내 여러 도시에 나눠 가족 단위로 거주하고 있었다고 미국 대사관 측은 전했다.
리마 주재 미국 대사관 대변인은 이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볼리비아에 거주하고 있던 미국인 100여명이 수시간 안에 모두 리마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는 전날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 주재 미국 대사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대사관 직원과 가족들의 외출 자제와 미국인들의 볼리비아 여행 계획 중단을 권고한 데 이어 볼리비아에 머물고 있는 미국인들에게 출국을 권고했다.
브라질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는 이날 미국 국무부 산하 국제개발처(USAID) 주도 아래 볼리비아 내 미국인들의 출국을 돕기 위해 2대의 특별기를 파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앞서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지난 12일 보수우파 야권세력을 배후에서 지원해 국가 분열과 정부 전복 시도를 부추겼다는 이유로 필립 골드버그 라파스 주재 미국 대사를 ‘기피인물’로 규정해 추방 명령을 내렸으며, 골드버그 대사는 지난 14일 출국했다.
전날에는 라파스 인근 엘알토 시에서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회단체 회원과 코카 재배농 수천명이 미국 국기를 불태우며 반미 가두시위를 벌였으며, 미국 국무부는 숀 매코맥 대변인의 성명을 통해 볼리비아 정부에 대해 미국 대사관 보호 조치를 요청했다.
볼리비아에서는 지난 6월 말 중부 차파레 지역에서 국제개발처(USAID) 직원들이 시위대에 의해 쫓겨났으며, 7월 초에는 미국 대사관 앞에서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미국 대사 추방에 이어 볼리비아 내 미국인들이 모두 출국하면서 양국관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fidelis21c@yna.co.kr
(끝)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