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뉴욕증시가 금융 위기에 따른 불안감으로 또다시 폭락한 가운데 한 거래소 직원이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상 최악의 금융 불안사태 진정을 노린 850억달러 긴급 구제금융도 결국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유동성 위기에 몰린 미 최대 보험사 AIG에 대한 연방 정부의 850억달러 긴급 지원 발표 다음날인 17일에도 금융 위기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의 소용돌이가 계속됐다.

이날 뉴욕증시는 3년여만의 최저치로 폭락하는 등 주식시장이 요동쳤고, 안전한 자산을 향한 투자자들의 탈출 러시가 이어지면서 금·은 등 현물 가격이 치솟고 원유가도 다시 급등세로 돌아섰다.

17일 다우지수는 추락을 거듭, 전날 종가보다 449.36포인트(4.06%)가 빠진 10,609.66로 내려앉았다. 이는 이번 주 들어서만 무려 812.33포인트가 급락한 것으로, 다우지수는 지난 2005년 11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나스닥지수는 109.05포인트(4.94%)가 내렸고 S&P지수도 57.20(4.71%)가 급락, 2005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등 ‘빅2’ 투자은행의 주가가 각각 사상 최대폭인 24.2%와 13.9%가 폭락하면서 또 다른 파산의 공포감을 심어줬고, 정부의 긴급 구제 금융에도 불구하고 AIG 주가도 45.07%가 내려간 2.06달러로 떨어졌다.

도산 위기감 속에 은행들이 서로 돈 빌려주기를 꺼리면서 리보금리가 9년만에 최대폭으로 오르는 등 자금시장도 꽁꽁 얼어붙었다.

반면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값은 전날보다 온스당 무려 70달러(9%)나 급등한 850.50달러로 마감돼 1980년 이래 최대폭 상승을 나타냈다.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 원유는 6.01달러(6.6%)나 급등한 배럴당 97.1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연방 정부의 AIG 구제금융 지원이 국제 금융시장을 진정시키는데 실패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한편 월스트릿의 금융위기 확산으로 리먼브러더스 파산 신청 이후 금융기관 간 생존을 건 합종연횡의 발걸음이 빨라져, 모건스탠리가 와코비아 또는 다른 은행과 합병을 검토하고 있으며 위기설이 커지고 있는 워싱턴 뮤추얼도 골드만삭스를 자문사로 선정해 수일 전부터 매각 입찰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영국 로이즈 은행이 신용경색으로 휘청거리던 영국 모기지 부문 1위 업체 HBOS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금융위기 하이라이트

■다우 449포인트(4%) 폭락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주가도 급락
■금값 하루만에 9% 급등,
온스당 850달러
■원유가 다시 상승, 배럴당
6달러 오른 97.16달러
■영국 바클레이스 은행,
리먼 투자부문 인수
■모건스탠리, 와코비아
은행 인수 검토
■워싱턴 뮤추얼, 매각 위해
인수자 타진
■로이즈 그룹, 영국 대형
모기지사 HBOS 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