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잔치 뒷처리 고스란히 ‘서민몫’
▶ 인플레 불가피, 부동산.소매경기 위축
잔치는 그들이 벌리고 댓가는 우리가 치러야 한다! 지난주 월스트릿의 위기와 원인을 진단하면서 많은 언론들이 헤드라인으로 사용했던 문구대로 대형 투자은행들의 파산과 정부의 천문학적인 구제 기금 투입의 영향은 고스란히 세금을 내는 국민들에게로 돌아올 전망이다.
경제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역시 인플레이션이다. 부실 채권 해결을 위해 사용될 1조 달러의 돈을 충당하기 위해 사용될 방법은 결국 현금을 찍어내는 방법 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 국가 미국이 갑자기 흑자국으로 바뀔 수는 없고 세계 각국의 투자자들이 천문학적인 금액의 달러를 매입하지 않는 이상 장기적으로 인플레를 피할 수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1조 달러라는 금액이 얼마나 큰지는 미국내 1년간 단기 유동 자산의 전체 액수와 맞먹는다는 사실에서 확인된다. 미국의 1년 국내총생산(GDP) 14조 3,100억 달러 중 경제학에서 M1으로 표시되는 현금과 당좌 예금을 포함한 금액이 1조3,900억 달러, 채권을 비롯한 장기 유동 자산 M2가 7조7,200억달러 규모다. 한 마디로 미국 내에서 유통되는 전체 현금 자산의 총액과 맞먹는 양의 현금이 새로 발행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22일의 유가와 금 값 폭등에서 나타나듯 국제 원자재가격이 여전히 불안한 것도 인플레 우려를 더해주고 있다.
월가가 위치한 뉴욕의 각 부분 경제 주체들도 피해가 불가피하다. 뉴욕에서 금융업 종사자들의 비율은 5%에 불과하지만 이들의 평균 임금은 34만 달러로 전체 평균 임금의 5배가 넘어 전체 임금액의 23%나 차지하기 때문이다. 고임금자들의 씀씀이가 줄면서 소매 경기가 전반적으로 위축될 수 있고 특히 보석, 의류, 자동차 등 럭셔리 매장들은 이미 매출과 주가가 크게 떨어지며 직격탄을 맞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도 계속된다. 타주에 비해 안정세를 유지하던 맨하탄의 평균 주택 가격이 이미 2/4분기에 170만 달러 떨어진 상황에서 주택가 하락이 지속될 것이고 사무실의 공실률이 현재 7%에서 9%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평균 렌트 가격은 내년 상반기까지 15% 하락할 전망이다.
월가 출장을 포함한 관광객의 수도 줄어 당분간은 뉴욕의 주된 수입인 관광 수입과 이들을 상대로 하는 업종들의 피해가 확실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어두운 전망이다. 월가 종사자들은 물론 직접적인 피해자들이다. 리만 브라더스와 메릴린치 사태 이전 전문가들이 예상한 금융업계의 감축 인원은 3만3,000 명선이었지만 이제 그 수치가 9만명에서 10만명으로 늘어났다.그러나 2001년과 2002년 사이 닷컴사 붕괴와 9.11 여파로 22만5,000명이 실직했고 87년 블랙먼데이 이후에는 32만명이 직장을 잃은 것에 비하면 적은 수치다.<박원영 기자> wy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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