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원 박옥춘 박사 흥사단 강좌
연구 뒷전 등 한국 교육구조 개혁 강조
교육의 대대적 개혁 없이는 한국이 세계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옥춘 박사(미 연방 교육부 교육과학원 선임연구원)는 21일 열린 흥사단 9월 월례회 및 제154차 공개강좌에서 한국 공교육과 미국 공교육의 실태를 비교하며 “한국이 세계에서 지도적 역할을 하는 국가로 뻗어나가려면 교육 및 사회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옥춘 박사는 먼저 한국 교육계의 폐쇄적 인재 등용정책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그는 “OECD의 연례 테스트에서 한국 학생들이 미국 학생들보다 훨씬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으나 서울대의 평가는 세계 150위권에 불과하다”며 “이는 교육계의 폐쇄적인 인재 정책이 대학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까닭”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대와 미 명문대의 대학 교수 채용 현황을 사례로 들며 “서울대는 98%가 자기 학교 출신이나 하버드 등 미 명문대는 자기 대학 출신이 10%를 넘지 않는다”며 “미국은 출신이나 지역, 국가, 인종에 상관없이 학생들과 교수들을 지원하기에 학문적 발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옥춘 박사는 또 양국 교수들의 사회적 지위와 연구환경 등도 비교하며 한국 교육계의 안이한 연구 자세를 질타했다.
그는 “한국의 교수들은 미국에 비해 연구를 안해도 평생 직업이 보장되고 국민소득에 비해 받는 월급은 훨씬 높다”며 “그럼에도 서울대의 경우 연구 실적이 버클리대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연구 부재의 주요 이유로 교수사회의 폐쇄적 관계와 잘못된 진출 동기를 들었다. 박옥춘 박사는 “교수들이 스승과 제자라는 틀에 갇혀 있어 경쟁과 상호 비판을 등한시하고 있는 게 한 이유”라면서 “한국 대학교수들의 사회적 지위가 미국보다 높기에 교수들이 학생지도와 연구를 위한 목적이 아니라 훗날 사회적 진출을 위한 한 방편으로 교계에 뛰어들고 있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박사는 또 한국 입시제도와 사교육의 문제점 등도 들며 “근본적 교육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한국이 경제대국이 되거나 세계의 지도적 역할은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옥춘 박사는 1979년 미네소타대에서 교수 심리 및 방법론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고 뉴욕 주립대 조교수, 국방부 육군행동과학연구소 선임 연구 심리학자로 일했다. 98년부터는 미 교육부 산하 교육과학원에서 교육연구 및 평가 프로젝트의 책임자 및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현재는 미 동부, 중부, 중부 대서양 지역의 교육 연구실을 통해 이뤄지는 약 1억2천만 달러의 각종 교육 연구 및 평가 프로젝트의 책임을 맡고 있다.
한편 이날 한국일보 문화센터에서 열린 강좌에는 이용옥 회장, 주정세 미주 회장 등 흥사단 단우 30여명이 참석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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