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美미시시피주>=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 대선후보 1차 토론회가 열린 미시시피대학 캠퍼스는 환호와 탄성, 긴장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90분간의 `혈전’을 벌인 두 후보에 대한 박수도 이어졌다.
26일 저녁8시(현지시간) 이 대학의 포드센터에서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와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가 첫 TV토론 무대에서 격돌한 가운데 학생회관 옆 옥스퍼드 광장을 가득 메운 수천여명의 학생과 주민, 지지자들은 긴장속에 광장에 설치된 2대의 대형 모니터를 통해 토론을 지켜봤다.
토론 시작 직전부터 중반까지는 열띤 박수와 함성으로 지지후보에 대한 응원이 계속된 가운데 토론이 중반 이후로 접어들면서부터는 중간 중간 박수가 터져 나오는 가운데 차분하게 토론을 경청하는 분위기가 주조를 이뤘다.
대부분의 학생과 주민들은 특히 토론회가 매케인 후보의 갑작스런 연기요구로 무산될뻔해 마음을 졸이고 있다가 이날 오전 전격적으로 성사된 탓인지 오후 부터 광장에 몰려들어 야외공연을 보며 토론 시작을 기다렸다. 청중들은 가족단위나 친구들과 함께 광장에 나와 간이의자와 담요 등을 깔고 자리를 잡은 뒤 샌드위치 등으로 저녁 요기를 하면서 낮부터 계속돼온 록 밴드의 공연을 지켜보며 역사적인 토론 순간을 기다렸다.
이날 오후 3시께부터는 학생회관 앞에 차려진 MSNBC 방송국의 야외 스튜디오 앞에 양 후보 지지자 300여명이 몰려들어 각기 지지후보의 피켓과 홍보전단을 흔들며 사전 기세싸움을 벌였고, 이같은 양상은 토론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계속됐다.
특히 토론 시작 3분전까지 록 밴드가 팝 음악을 연주하며 광장 분위기를 돋워놓은 탓인지 토론 시작 30초전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광장을 메운 청중들은 박수와 함성으로 별빛이 가득한 미시시피의 밤 하늘을 울렸다.
청중들은 이어 두 후보가 나란히 출연하고, 특히 사회자인 짐 레러와 두 후보가 모두 인사말에서 토론 주최측인 미시시피 대학에 감사하는 대목에서는 열렬한 박수로 화답했다.
전반적으로 많은 청중이 차분하게 토론을 지켜보는 가운데 열혈 지지자들은 지지 후보가 연설을 마칠 경우 열렬한 박수로 성원했고, 특히 상대후보의 주장을 반박하며 공격할 때는 함성도 동시에 보내며 일체감을 표시했다.
반면 상대진영에서는 일부 청중들이 우우..하는 맞함성으로 기세 꺾기를 시도했지만 바로 지지자들의 박수소리에 묻힐 정도로 크지는 않았다.
매케인 후보가 오바마 후보는 지역구 사업을 위해 수백만달러를 요구했다고 꼬집고, 오바마 후보는 매케인 정책이 실행될 경우 석유회사들은 40억달러의 세금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공세를 편 대목에서 각기 지지자들은 박수로 동의의 뜻을 보냈다.
특히 오바마 후보가 이라크전쟁과 관련해 매케인 후보를 상대로 조목조목 틀렸다고 공박하는 대목과 매케인 후보가 오바마 후보는 작년에 이라크 치안 안정을 가져온 미군 증파에 반대했다고 지적한 대목에서 각기 지지자들의 박수소리가 커지기도 했다.
토론이 50여분 정도 진행된 8시50분께에는 갑자기 불자동차와 경찰 순찰차가 비상등을 켜고, 사이렌 소리를 울리며 광장 옆 건물로 출동해 잠시 긴장상황이 조성되기도 했지만 다행히 큰 불상사는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90여분간의 토론이 끝나자 청중들은 1차 대선토론이 남부 미시시피주의 북부에 위치한 인구 2만의 소도시에서 성공적으로 끝난 데 안도하면서 지지여부에 상관없이 5분여동안 두 후보에게 박수를 보낸 뒤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하지만 1차 토론 결과에 대한 평가는 지지성향에 따라 엇갈려 이미 토론과 상관없이 많은 유권자가 지지후보를 굳혀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옥스퍼드 주민이라고 밝힌 20대 후반의 토니야양은 외교안보정책에 대한 토론회였지만 인사말에서 오바마 후보가 현재의 경제위기에 대한 해법을 제대로 밝힌 것으로 보인다며 오바마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미시시피주 잭슨에서 왔다는 토머스 워드도 오바마 후보가 매케인 후보가 강세를 보이는 외교안보 정책 토론에서 나름대로 선전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자신을 공화당원이라고 밝힌 로렌양은 오바마 후보의 경제공약은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현 상황을 해결하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매케인 후보가 선전했다고 말했다.
a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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