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하고 단호한 시장안정 조치, 국제공조에 달려
(워싱턴=연합뉴스) 김재홍 특파원 = 미국 금융위기 해결을 위한 마지막 대안으로 여겨진 구제금융법안이 29일 하원에서 부결되면서 미국 월스트리트는 물론 전 세계 금융시장에 엄청난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이에 따라 부시 행정부와 여야 지도부 등이 사태수습을 위한 조율에 나서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시한으로 보이는 이번 주가 세계금융시장에 그야말로 마(魔)의 일주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전문가들은 미국과 전 세계가 금융위기 확산 방지를 위해 총력전에 나서지 못하면 재무구조가 취약한 금융기관들 그리고 대외적 충격에 약한 국가들부터 먼저 위기 상황으로 내몰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시스템이 중단되는 멜팅 다운 현상을 불가피하게 겪게 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모기지 관련 부실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미국 금융기관들은 물론 국제적인 유동성 부족 사태로 자금조달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될 세계 금융기관들에 구제금융법안 부결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이번 주가 그야말로 ‘사느냐 죽느냐’를 결정하는 기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 각국정부.중앙銀, 全정부적 위기대응 나설 듯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은 미국에서 태평양과 대서양을 넘어 순식간에 닥쳐올 위기상황에 대비, 단계별 금융위기 비상대책을 수립하면서 시장의 혼란 극복에 필요한 강력하고 단호한 안정조치를 내놓을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는 메시지를 계속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각국은 이번 위기 극복에는 금융당국의 노력만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전 정부 차원에서 위기대응책을 수립하고 있다는 점을 미국의 구제금융법안 처리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이는 이번 주 내내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 과정에서 국제공조를 통한 위기의 확산 노력도 어느 때보다 강조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경제전문가들은 미국의 대선과 상.하 양원 선거가 오는 11월4일 동시에 치러지기 때문에 구제금융법안 처리가 표류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의회에서는 내달 2일까지 하원에서 구제금융법안에 대한 표결이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이번 사태의 장기화 조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원에서 휴회를 철회하고 금융위기 관련 법안이 통과될 때까지 계속 회기를 지속하겠다고 밝혔지만 선거를 앞둔 의원들이 워싱턴보다는 지역구로 대거 향할 가능성이 있어 구제금융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동력이 빠르게 소진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구제금융법안이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라면서 의회에서의 수습대책이 조만간에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였고 헨리 폴슨 미국 재무장관이 경제안정을 모든 대책을 다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는 점에 극적 타개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국제공조 어느 때보다 중요
이번 미국 월스트리트 발 금융위기 사태는 과거 어느 때보다 국제적인 충격파가 크기 때문에 국제공조가 무엇보다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달러화 유동성 부족사태 등 국제적인 금융시장의 혼란을 최소화하려고 국제공조에 어느 때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FRB는 이날 구제금융법안 하원 표결에 앞서 미국의 정치와 시장상황의 급변동에 따른 일시적인 달러 유동성 부족사태를 방지할 목적으로 일시적 통화 교환예치(중앙은행간 통화스와프) 한도와 시중은행들에 대한 단기유동성 공급을 대폭 늘리는 조치를 함께 내놓았다.
FRB는 이날 성명을 통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유럽중앙은행(ECB) 그리고 캐나다, 영국, 일본, 호주 등 8개 국가의 중앙은행들과 공조해 통화스와프 한도를 기존의 2천900억달러에서 6천200억달러로 3천300억달러를 더 늘리는 것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또 FRB는 국제금융시장의 신용경색 우려에 따라 84일 만기 기간입찰대출(TAF)의 1회 발행 한도를 오는 10월6일부터 250억달러에서 750억달러로 3배로 늘리는 등 단기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FRB는 이번 경매 한도 상향조정에 따라 84일 만기 TAF를 통해 시중은행들에 공급할 수 있는 단기 유동성이 750억달러에서 2천250억달러로 늘어나게 된다면서 TAF를 통한 단기유동성 공급 총 규모도 750억달러 규모인 28일 TAF를 포함하면 3천억달러로 종전의 1천500억달러보다 2배로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경제전문가들은 국제적 금융위기에서는 이런 국제공조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미국과 직접 통화 스와프 체제를 구축하지 않았더라도 역내 협력을 통해서 위기상황이 왔을 때 충격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jae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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