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황에 너무 힘든데 금융위기 불똥까지 튈라”
월 스트리트에서 불어온 금융위기는 한인 실물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금융위기가 한인경제 전반에 직접 타격을 미친다는 뚜렷한 징후는 아직 찾기 어렵지만 불안감은 점점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업계는 자구책을 강구하는 등 대책 마련에도 부심중이다.
자영업자가 많은 한인 비즈니스계는 이번 금융위기로 또 다시 소비 심리가 얼어붙지 않을까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장기적인 경기 침체로 가뜩이나 소매 매출이 저조한 상황에서 이번 사태는 ‘불난 집에 기름을 부운 격’이란 게 공통적인 반응이다.
워싱턴식품주류협회 차명학 회장은 “부동산, 건축 경기의 침체에다 개스값의 폭등, 최근의 금융 불안까지 겹쳐 소비자들의 씀씀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그로서리는 그래도 나은 편이나 델리, 캐리아웃, 식당 등 식품 관련 업소들은 20-60%까지 매출이 떨어져 울상”이라고 최근 업계의 분위기를 전했다.
한인 업계에서는 소비 위축이 심회되면서 올 겨울이 최악의 상황으로까지 치닫는 게 아닌가 걱정하고 있다. 특히 경제를 움직이는 ‘혈맥’인 돈이 제대로 돌지 않으면서 사업 운용 및 확장 자금이 필요한 업소들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D.C.에서 커피샵을 운영하는 K씨는 “은행이나 금융권에서 돈 빌리기가 까다로워져 긴급자금 융통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의 빠른 대책을 촉구했다.
금융권 위축과 장기적인 부동산 침체로 가계 심리 역시 위축되고 있다. 한인 운영 대형 식품점들에 따르면 올 들어 매출 증가가 둔화된 데 이어 금융 패닉 상황이 이어지면서 매출이 떨어졌다.
메릴랜드의 한 식품점 매니저는 “주부들의 장바구니만큼 경기에 예민한 게 없다”며 “세상이 불안하니 일단은 지갑을 열지말자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말했다.
와코비아 은행의 합병, 금융권의 파산 등이 이어지면서 자신의 거래 은행에 대한 의구심도 확산되고 있다. 은행에 넣어둔 예금이나 자산이 위험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우리은행 센터빌 지점 이종배 지점장은 “금융 불안이 가속화되면서 다른 거래 은행에 대한 정보를 묻는 고객전화가 많이 온다”며 “대부분의 큰 은행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보험에 가입돼 있어 염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 FDIC는 개인 1계좌당 10만 달러, 공동 계좌는 20만 달러, 은퇴연금은 25만 달러까지 보장하고 있다.
이처럼 한인 실물경제가 타격을 받는데다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업계에서는 세미나 등을 통한 대응책을 제시하는 등 다각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버지니아한인상공인협회(회장 김명찬)는 3일 낮 오종남 전 IMF 상임이사를 초청한 경제 강연회를 가지며 뉴스타부동산(대표 오문석)은 ‘숏 세일과 뱅크 온 매물’을 주제로 한 전문가 합동 세미나를 3일 열어 고객들에 활로를 찾아줄 계획이다.
김이박 세무회계법인 등은 비즈니스 창업 및 유지과정을 개설해 한인 비즈니스를 간접 지원한다. 또 워싱턴부동산협회(회장 문미애), 워싱턴한인연합세탁협회(회장 인기만) 등 단체들도 회원사 및 고객들에 실익을 주는 포럼 등을 개최하는 등 위기 탈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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