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년후 2번째 性대결..종반판세, 부동층표심에 영향
(세인트루이스<美미주리주>=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미국 민주당 조지프 바이든, 공화당 새라 페일린 부통령 후보는 2일(현지시간) 저녁 워싱턴대에서 단판 TV토론을 갖고 금융위기 해법,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경제.외교현안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대선을 한 달 남짓 앞두고 열린 이날 토론회는 대선 종반의 여론형성과 부동층의 표심 향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남녀 부통령 후보간 토론회가 열린 것은 지난 1984년 민주당 제럴딘 페라로와 공화당의 아버지 조지 부시 대결 이후 2번째이다.
PBS방송의 흑인 여성앵커인 그웬 아이필의 사회로 1시간30분동안 진행된 이날 토론에서 두 부통령 후보는 금융위기와 감세.증세 등 경제문제를 놓고 토론회 초입부터 격돌했다.
바이든은 (부시 행정부의) 지난 8년간은 경제정책이 얼마나 잘못됐는가를 보여준다고 비판하고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는 `미국 경제 기초(펀더멘털)가 견실하다’고 주장하는 등 (서민의 삶과) 동떨어진 얘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페일린은 경제기초가 견실하다는 얘기는 미국의 노동자들이 강하고 능력있다는 의미였다고 반박하고 경제를 진작시키기 위해서는 세금 완화가 중요한데 민주당 버락 오바마 대선후보는 지금까지 증세법안에 94%나 찬성했다고 주장했다.
페일린은 또 매케인이 국책모기지 기관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대해 2년전부터 경고음을 냈다고 강조하면서 매케인은 지난주 구제금융 협상을 이끌어내려 노력하는 등 국가를 우선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이라크전과 관련, 바이든은 매케인과 페일린은 이라크전을 끝내기 위한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그러나 오바마는 16개월 이내에 병력을 철수시키겠다고 약속했다고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에 대해 페일린은 민주당 방식대로 하면 백기 투항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이라크에 대한 병력증파는 효과를 봤는데도 오바마는 이를 아직도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페일린은 오바마가 집권하게 되면 이른바 `불량국가’ 정상들과 조건없이 대화하겠다고 언급한 점을 상기시키면서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북한 김정일, 쿠바의 카스트로 형제와 무조건 만난다는 것은 순진함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만나더라도 전제조건이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페일린은 특히 북한의 핵문제에 언급, 김정일 치하의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해서는 안 된다며 필요할 경우 경제제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바이든은 (불량국가 정상과 조건없이 만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이란은 대통령이 통치하는 게 아니라 `신정(神政)’을 하며, 우리의 친구와 동맹들은 미국에 대화하라고 하고 있고, 최근 역대 국무장관 5명도 대화를 강조했는데 그중 3명은 민주당 출신이라고 반박했다.
페일린은 나는 미국 중산층의 도전과 기쁨이 무엇인지를 잘 안다면서 존 매케인이야말로 나같은 중산층을 위해 싸울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며 매케인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바이든은 우리는 지금 경제에서부터 외교까지 기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며 따라서 이번 대선은 유권자 여러분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가 될 것이라면서 오바마는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는 페일린과 바이든이 격하게 공방을 벌이는 장면이 많지 않았던데다 실력부족이나 말실수로 지적할만한 대목도 특별히 없어 다소 싱겁게 막을 내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CNN방송의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페일린이 비교적 차분하게 토론회를 이끌어감으로써 토론전에 우려됐던 `실력 부족’ 논란을 어느 정도 잠재웠다는 평가와 답변 내용에 알맹이가 빠졌다는 다소 상반된 지적이 교차했다.
한편 매케인과 오바마간 대선후보 2차 토론회는 10월7일 테네시주 네슈빌 벨몬트대학, 3차이자 마지막 토론회는 10월15일 뉴욕주 헴스테드 호프스트라대학에서 각각 열린다.
ks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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