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스 선발 카를로스 잠브라노는 동료들의 수비가 두 눈 뜨고 보기 어려웠을 것이다.
컵스 팬들이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시카고 컵스는 저주 받은 팀이 맞다. 내야수들이 돌아가며 에러를 저지르는 사이에 승부가 갈려 LA 다저스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NLCS)에 1승 앞으로 다가섰다.
2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속개된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NLDS·5전3선승제) 2차전도 다저스의 10-3 완승으로 싱겁게 끝났다. 따라서 다저스는 LA 다저스테디엄으로 장소를 옮겨 4일 히로키 구로다 대 리치 하든의 대결로 벌어질 3차전에서 이번 시리즈를 간단하게 끝낼 수도 있게 됐다. 구로다는 지난 6월6일 컵스를 상대로 4안타만 허용한 완봉승의 기염을 토한 적이 있어 싹쓸이 승리를 기대해볼만 하다.
‘플레이오프의 사나이’ 매니 라미레스는 이날 또 홈런을 날리며 자신의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최다 홈런기록(26개)을 계속 늘려나갔고 라미레스의 바로 앞 타순에 자리 잡은 러셀 마틴은 3타점 2루타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컵스는 에러를 디비전 시리즈 역사상 최다 4개나 쏟아내며 안방에서 2연패로 주저앉아 우승 가뭄이 101년째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5전3선승제 시리즈에서 2연패 뒤 3연승으로 살아난 팀은 2001년 뉴욕 양키스밖에 없다. 컵스는 안방에서 다저스에 합계 스코어 5-17로 2연패를 당한 충격에서 헤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컵스는 플레이오프 연패 기록이 ‘8’로 늘어나 문제가 심각하다.
시즌 초반에나 후끈했던 컵스 타선은 다저스 선발 채드 빌링슬리를 전혀 풀지 못했다. 6 2/3이닝 동안 5안타 1점으로 묶였고 루 피넬라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슬럼프에 빠진 일본인 타자 고스케 후쿠도메를 더 이상 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블레이크 드윗(오른쪽에서부터), 케이시 블레이크, 라파엘 퍼칼 등 2회 러셀 마틴의 주자 일소 2루타로 홈인한 다저스 주자들이 다음 타자 매니 라미레스의 축하를 받으며 덕아웃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승부는 2회에 4비자책점으로 갈렸다. 컵스 2루수 마크 데로사와 3차례 골드글러브 수상 1루수 데릭 리가 연거푸 땅볼을 놓치며 만루 위기에 몰려 컵스 선발 카를로스 잠브라노가 혀를 내두르며 어이없이 웃었다. 다혈질인 잠브라노는 이성을 잃지 않으려고 애를 썼지만 다저스 톱타자 라파엘 퍼칼이 신경질 테스트라도 하듯 기습 번트를 떨어뜨리며 3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계속된 만루찬스에서 마틴이 타석에 들어섰다. 다음 타자는 라미레스로 잠브라노는 마틴에 승부를 걸어야 했고 마틴은 좌중간을 가른 주자일소 2루타로 잠브라노를 후회하게 만들었다. 이것이 바로 라미레스가 다른 타자들에까지 주는 업그레이드 효과다.
라미레스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는 이미 5-0으로 승부가 갈린 상태였다.
라미레스는 이날 수비도 돋보였다. 5회 말 펜스에 부딪치며 짐 에드먼즈의 플라이볼을 잡아내 맷 켐프가 달려와 어깨를 두들겨 줬다.
컵스는 7회 데로사와 에드먼즈의 연속 2루타로 셧아웃 수모를 모면한 뒤 9회 다카시 사이토를 공략, 점수 차만 약간 줄였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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