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코비아 전격 선회..씨티그룹 소송불사 강력 반발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 씨티그룹에 매각되기로 했던 와코비아 은행이 웰스파고에 넘어가게 됐다.
와코비아는 3일(현지시간) 씨티그룹에 은행부문을 매각키로 했던 당초 계획 대신 회사 전체를 151억달러에 웰스파고로 매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가격은 전날 종가에 기초해 주당 7달러로 산정된 것이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와코비아 주가는 공식 개장전 가격이 주당 6.52달러로 거래돼 전날 종가보다 67% 상승했으며 웰스파고 주가도 4.9% 오른 36.90달러로 거래됐다.
씨티그룹에 매각키로 했던 것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개입에 따라 이뤄졌던 반면 이번 웰스파고와의 계약은 정부의 지원없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와코비아의 주주들은 주당 0.1991주의 웰스파고 주식을 받게 되며 이는 와코비아를 현재 주가에 80%의 프리미엄을 얹어 웰스파고가 인수하는 것임을 뜻한다.
웰스파고는 약 100억달러 규모의 인수비용을 지불하는 것과 함께 200억달러 규모의 신주(보통주) 발행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씨티그룹은 와코비아의 은행부문을 정부의 지원 아래 21억6천만달러에 인수키로 합의했었다. 이는 주당 1달러의 가격인 셈이며 씨티는 와코비아의 증권영업부문을 비롯한 여타 부분은 독립 회사로 남겨둘 예정이었다.
웰스파고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자신들의 거래조건은 FDIC의 지원에 의존하는 씨티그룹의 제안과는 달리 정부의 지원이 필요치 않으며, 와코비아를 그대로 유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처드 코바체비치 웰스파고 회장은 이번 계약은 앞서 이 회사의 은행 영업부문만을 취득하려던 것과 비교하면 더욱 우월한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라면서 와코비아 주주들은 와코비아-웰스파고 합병의 성공과 성장에 참여할 의미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와코비아 인수를 통해 웰스파고는 그동안 진입을 희망했던 미국 남동부 지역에서 영업망을 확충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계약으로 웰스파고는 자산규모가 1조4천200억달러로 늘어나고 예금은 7천870억달러, 지점은 39개주에 1만761개로 확대된다.
한편 씨티그룹은 웰스파고의 와코비아 인수 발표가 기존 와코비아와 씨티그룹간 ‘배타적 합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강력히 비난하면서 이날 발표된 인수 계약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씨티그룹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자신들이 와코비아 및 이번 계약에 관해 실질적인 법적 권리들을 갖고 있다면서 소송 등 법적 행동도 불사할 방침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미 CNBC방송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씨티그룹의 임원들이 이날 새벽 2시까지도 웰스파고의 와코비아 인수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며, 자신들이 와코비아 은행부문을 인수키로 했던 것도 중앙은행으로부터 종용을 받은 데 따른 것이어서 와코비아의 전격 적인 방향 선회에 더욱 배신감을 느끼며 격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hoon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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