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부, 부실자산 평가 구매 세부지침 만들어야
(워싱턴=연합뉴스) 김재홍 특파원 = 미국 하원이 3일 상원에 이어 구제금융법 수정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부시 행정부가 7천억달러라는 대공황이후 최대 규모의 공적자금을 투입, 모기지와 모기지 관련 부실자산을 인수하는 등 시장안정화 노력을 본격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재무부가 금융기관들의 부실자산 인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데는 적어도 몇 주 정도가 더 소요될 전망이다.
토니 프래토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구제금융법안이 상원에 이어 하원에서 통과돼 대통령이 서명하면 법적 효력을 곧바로 갖게 되지만 실제로 재무부가 부실자산을 시중에서 사들이는 작업을 시작하는 데는 최소 몇 주가 걸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재무부는 가능한 한 빨리 부실자산을 인수하고 싶어한다며 하지만, 그것은 복잡한 작업이기 때문에 최소 몇 주가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실자산의 가격 산정이나 에셋 매니저(자산관리자)의 고용 등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 아직 구체화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기관에서 부실 자산을 팔 때 원래 산 가격보다 비싸게 재무부 장관에게 팔 수 없도록 규정한 것 외에는 부실자산의 가격 평가와 구매 방식과 관련, 세부적인 지침이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재무부는 앞으로 이와 관련된 구체적 지침을 만들어 공표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다음은 재무부 장관이 구제금융 추진에 앞서 처리해야 할 주요 결정사항이다.
◇부실자산 평가 및 구매 방식 정해야
상하 양원을 통과한 구제금융법안은 먼저 재무부 장관에게 납세자의 세금이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게 금융시장의 메커니즘을 통해 부실자산을 평가하고 구매하는 방식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
재무부 장관은 부실자산을 액면가보다 싸게 사들이기 위해 경매나 역경매 방식과 같은 시장의 메커니즘을 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메커니즘을 통해 재무부는 모기지 담보 증권을 우선적으로 구매하게 된다.
재무부 장관는 자동차대출, 신용카드 대출, 학자금 융자, 비(非) 모기지 관련 자산도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사들일 수 있다.
재무부 장관은 또 부실 자산의 구매 메커니즘과 가격 결정, 부실자산의 인수대상 여부 평가 등을 포괄하는 프로그램 기준들을 공표해야 한다.
구제금융법안에 따르면 구제 프로그램의 적용 대상 금융기관은 은행과 저축은행, 신용조합 등으로 한정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자동차 파이낸스 회사의 부실자산도 이번 프로그램의 적용대상이 될 수 있다.
부실자산도 모기지 관련 자산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고 재무부 장관이 금융시장의 안정을 도모하는 데 필요하다고 결정한 금융상품도 포함한다.
이런 금융상품은 모기지 관련 부실자산과 달리 2008년 3월14일 이전에 발행되어야 한다는 규정도 적용을 받지 않는다.
이에 따라 재무부 장관이 본격적인 공적자금 투입에 앞서 구제 대상 금융기관과 인수 가능한 부실자산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
◇이해관계 분쟁조정 지침 제시
재무부 장관은 또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해관계에 따른 분쟁을 조정하기 위한 지침이나 규칙을 제시해야 한다.
이러한 분쟁은 계약자와 자문인들에 국한되지 않고 자산 관리와 부실자산 인수, 부실자산 관리 등 공익을 위해 필요하거나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어떤 잠재적인 갈등을 포괄한다.
◇감독위원회 설치 및 보고의무
구제금융법안에 따르면 재무부 장관과 금융안정국의 권한 행사를 감독하기 위한 금융안전감독위원회를 설치하게 돼 있다.
감독위원회에서 재무부 장관이 추진하는 정책, 금융관리자 선임, 납세자 보호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감독하게 된다.
그리고 재무부 장관은 의회에 시장안정화 조치와 새로 체결하거나 경신한 협정 내용, 월간 거래명세 등을 담은 보고서를 주간 또는 월간으로 제출해야 한다.
또 정기적으로 재무부 장관의 권한 행사 내용을 의회에 보고하도록 하도록 함으로써 공적자금 집행 과정이 투명하게 이뤄지도록 함으로써 공적책임을 다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의회 차원에서도 증언 청취 등을 할 수 있는 청문회 개최 권한이 부여된 7명이 구성된 감독위원회를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이 감독위원회는 현재 금융시장 상황과 규제시스템을 평가해 의회에 보고하는 역할을 한다.
jae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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