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불황에 금융위기의 찬바람이 워싱턴 지역 한인 비영리 단체들에게까지 휘몰아치며 이들 단체의 한숨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굿스푼, 원주 카리타스, 글로벌 어린이재단, 평화나눔공동체, 예진회 등 후원자들의 기부금에 의존해 온 한인 비영리 단체들은 후원금이 크게 감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
라티노 거리 급식과 선교에 나서고 있는 굿스푼(대표 김재억 목사)의 경우 올해 초부터 불황의 느낌이 감지된 이후 7월부터 후원금이 40% 정도 감소했다.
김정수 총무는 “물품 지원을 빼고 매달 2만 달러의 운영경비가 필요한데 지난 7월부터는 1만 2천 달러 수준으로 감소했다”며 “풀타임 1명과 파타임 영어강사 2명을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후원금 감소는 거리급식에도 영향을 미쳐 그전 같지 않다. 경제가 어렵다 보니 후원금은 물론 자원봉사자의 수도 감소한 것. 경기가 나빠 급식을 받으러 오는 라티노 노동자들은 증가했지만 운영비와 자원봉사자의 감소로 그 수요를 충분히 채워주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사정은 원주 카리타스 복지재단(이사장 곽호인 신부)도 비슷하다. 카리타스는 고정적인 후원회원들의 도움으로 아직까지 큰 타격은 없지만 다가 올 겨울이 큰 걱정이다.
카리타스는 겨울이 다가오며 강원도 지역에 거주하는 독거 노인들의 겨울 난방비 지원을 위해 당초 계획했던 불우이웃돕기 걷기대회와 콘서트를 접었다. 워낙 불황이라 어려움을 겪는 한인 가정이 많은데다 한인단체 여러 곳에서 겹치는 행사가 많아 손을 내밀기가 쉽지 않기 때문.
유홍렬 회장은 “올 겨울 독거노인과 소년소녀 가장 돕기는 그동안 라인댄스 강습과 CD 판매 수익금 등을 모은 비상구호금 5천달러를 풀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워싱턴 DC 평화나눔공동체(대표 최상진 목사)도 후원금이 대폭 줄었으나 지난 4월 시작한 세평농장 프로젝트 후원금으로 부족분을 충당하고 있다.
최상진 목사는 “시작한 지 얼마 안되는 볼티모어, 월밍턴 평화 나눔공동체는 별 차이가 없으나 DC는 불경기임이 피부에 와 닿을 정도”라며 “미국 비영리 단체 가운데서도 최근 문을 닫은 곳이 많다”고 전했다.
예진회(대표 박춘선)도 살림살이가 많이 위축돼 전기료와 전화비 등 유틸리티 빌이 연체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대표는 “다음 주로 예정된 노인 야유회 참가비 30달러도 부담이 돼 참가를 주저하는 노인분들이 많아 불황이 실감난다”고 전했다.
각 단체들은 이 같은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살림살이를 줄이고 긴축재정에 나서는 한편 자구책도 모색하고 있다.
굿스푼 김정수 총무는 “누구나 다 힘든 시기인만큼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소액 후원자(월 10달러)를 늘릴 계획이다. 또 내실있는 영어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고 수강료를 낮추는 등 자생력을 갖춰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카리타스도 겨울나기 기금 모금이 어렵다고 판단, 성탄절 불우아동과 결연 맺기 등을 추진하고 있다.
평화나눔공동체는 세평 농장 프로젝트를 활성화시켜 노숙자에게 일거리를 제공하고 마약 청소년과 우울증 자연 치유 클리닉 운영 등을 통해 기금을 충당해 나갈 계획이다.
문의(703)622-2559(굿스푼), (571)432-9868(카리타스), (571)259-4937(평화나눔공동체). (703)256-3783(예진회), (301)642-8000(글로벌 어린이 재단) <정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