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러시아 방문한 이명박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사진을 보며 100여년전 미국선교사가 쓴 러시아와 일본 전투일기를 소개 한다.
지난번 글에서 소개한 사애라 선생님의 아버지 사락수(Sharrocks)박사와 어머니 매리여사가 매일 쓴 일기와 편지를 읽을 기회가 있었다. 우리 한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로 실제로 조선에서 전투가 벌어진 상항을 매일 기록한 내용이다. 날짜별로 러시아군의 병력 이동과 배치 상황은 물론 이들의 행패도 자세히 기록해 놓았다.
꼭 104년전 글인데 마치 얼마전의 일을 알려주듯 생동력이 있다.
사락수박사와 매리 여사는 당시 평앙에서 파견돼 평안북도 선천에 거처를 두고 의주와 강계까지 선교 하던 미국선교사들 이다, 1900년 서울에서 평양을 거처 그곳에 정착한 이들은 마치 서부를 개척 하는 마음으로 크리스찬 커뮤니티를 형성 했다고 한다.
사락수 박사는 매일 평양에 있는 마포삼열(새뮤엘 마펫)목사와 서울에 있는 알렌 미국공사에게 전투 상황과 함께 러시아군과 일본군의 동태를 편지로 자세히 보고했다.
일기는 1904년 3월12일에 처음 러시아군 기병 500여명이 선천에 진주한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며칠 후에는 일개 연대병력 1,000여명이 기마병위주로 증강되고 민가에 잠자리를 정했다. 군량은 조선 사람들한테 구입하거나 탈취하기도 했다. 러시아군들은 군장비 이외의 보급품을 받지 않았다. 주둔지에서 해결하라는 모양이다.
당시 백인 선교사들은 동학군과 그 추종세력을 퍽 두려워 했다. 풍문에 의하면 그들이 러시아 군과 함께 조선에서 봉기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다고 한다.
그들은 동학군이 당시 중국에서 외국인을 배척하던 의혈단과 같지 않은지 걱정했다. 같은 시기에 7,000여명의 일본군이 선천에서 멀지 않은 박천에 진을 치며 주둔하고 있었다. 조선은 두나라 사이에서 중립을 지킨다고는 하지만 일본에 더 가까운것 같았다. 주위에 조선말을 하는 일본 스파이들이 많았다.
3월말경에는 러시아군 연대장을 포함한 고급장교들이 사락수 의사 집을 방문 하여 매리여사가 요리한 식사도 같이 했다. 이들의 말로는 조선에서는 큰 규모의 전투는 없을 것이고 일본군들을 압록강 지나 만주로 끌어내어 섬멸하겠다고 한다. 러시아군 2,000여명이 율산에 도착했다.
첫 전투는 가까운 곳에서 벌어져 러시아군 14명이 전사하고 여러명이 부상했다. 그중에는 선교사 집에와 식사를 같이한 젊은 장교도 있었다.그는 일본군이 쏜 총에 엉덩이를 맞어 다른 부상자와 함께 사락수박사의 치료를 받았다. 러시아군이 떠난 3월 29일 일본군 수색대가 선천에 들어 왔다. 그들은 곧바로 교회건물을 접수하고 병영으로 쓰기 시작했다. 4월2일에는 일본군 보병과 포병 2,500여명이 선천에 와서 역시 교회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4월 19일 일기는 샌프란시스코 이그재미너의 잭 런던 종군기자가 이 선교사댁에 거처를 정했다는 글이 있다. 우리에게는 너무 낮익은 이름이다. 일본군도 5명 전사에 18명이 부상을 당했다. 의사인 사락수 박사는 양쪽 군인들을 다 치료 해주었다. 민간인에 대한 일본군의 행패는 러시아군과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선천에서는 러시아군과 일본군의 전쟁중에도 선교사들의 인도로 200명 이상이 모여 예배를 보았다. 피난가지 않은 선천 사람들 절반이상 넘게 교회에 다닌 셈이다. 서울 미국공사관과 평양 장로교 교구에서 피난가라는 독촉을 받았지만 4명의 젊은 선교사만 평양으로 피난시키고 교인들과 그들이 구축한 선교시설을 끝까지 보호하며 위기를 넘겼다.
이 선교사역을 통하여 이들은 선천에 교회 두곳과 남학생과 여학생을 위한 학교 두 곳을 설립하여 인근 각지에서오는 학생들을 교육시켰다. 신학교도 설립했다 입원실이 딸린 병원도 세우고 그곳에서 실습하며 공부한 의사 7명 배출 시키고 간호 학교도 설립했다. 이들이 삼일운동때 일본의 잔학성을 전세계에 알리기도 했다. 일기와 편지를 읽으며 마음이 숙연해 진다. 조선사람의 후예인 내가 이분들 한테 어떻게 고마움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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