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동식물 유입으로 생태 파괴
유네스코 ‘위험 지역’으로 분류
에콰도르인 불법이민도 골칫거리
갈라파고스 군도, 에콰도르 - 몇 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 섬에 구금돼 있던 19명의 에콰도르 국민이 무장 경호 아래 비행기에 실려 본국으로 송환됐다. 이들의 죄목은 불법이민이었다. 금년들어 지금까지 에콰도르 정부는 1,000명의 자국민을 독특한 동물들과 식물들이 서식하는 살아있는 실험실 갈라파고스 군도에서 추방했다. 이들은 거주 자격이나 노동 허가증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에콰도르 정부는 또 2,000명에 대해 1년 안에 섬을 떠나라는 명령을 내리는 ‘정상화’ 조치를 취했다.
이민자들은 거북이나 파란 발의부비 같은 동물들이 아니라 호황을 누리는 이 지역 경제에 이끌린 사람들이다. 갈라파고스 군도에는 일자리가 넘치고 임금도 높다. 에콰도르 본토보다 임금은 70% 가량 많고 공립학교들은 훌륭하다. 또 폭력범죄는 전무하다.
지난 해 에콰도르 정부는 지난 10년간 이 지역 인구가 3만 명으로 두 배나 늘면서 과밀과 부실 관광 관리의 위험이 높다는 유엔의 경고를 받았다. 경제 호황의 원동력은 자이언트 거북이와 바다코끼리, 플라멩고, 바다 이구아나 등 자연서식지에서 살아가는 희귀 동물들을 가까이서 보려는 관광객들의 지치지 않는 욕구이다. 과학자들은 그 결과 서식지가 본래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고 경고한다.
유엔 산하 유네스코가 2007년도 발표한 보고서는 갈라파고스 군도를 ‘위험지역’에 올려놓았다. 이 분류는 금년 7월 확정됐다. 관광객과 주민들, 그리고 공급업자들의 증가는 자연스럽게 쥐와 염소, 고양이, 그리고 최근에는 모기와 불개미 등 이방 동물 종들의 유입을 초래했다. 여기다 배들에서 나오는 하수와 기름은 군도의 동식물들을 위협하고 있다.
에콰도르 국민들의 추방은 정부가 자국민들을 가려내는 일보다 관광객들을 제한하는 일에 더 신경 써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갈라파고스 국립공원의 과학자들은 관광객 제한을 원하고 있다. 관광객은 지난 10년 동안 매년 13%씩 증가해 왔다. 금년에 이 공원을 방문할 관광객은 18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관계자들은 자신들의 관리 능력은 넘어서는 숫자라고 말한다. 공원의 전직 책임자인 식스토 나라호는 “관광객이 5만 명에 달했을 때 우리는 이것이 한계치라고 말했다. 더 이상은 관리가 힘들다. 그런데 지금은 무려 3배에 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라파엘 꼬레아 대통령 정부는 방문객 제한 조치를 거부하고 있다.
미셀라 아귀나가 환경장관은 9월 한 인터뷰에서 관광객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징후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민통제와 주민교육, 그리고 새로운 ‘관광모델’ 개발이 해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경장관은 꼬레아 대통령이 유네스코 발표가 나오기 4개월 전 이미 이 군도가 위험상태에 있다고 선언했으며 문제 해결을 위해 몇가지 조치를 취했다고 강조했다.
2009년 발표를 목표로 현재 작성중인 보고서에 포함 될 ‘관광모델’은 현재 100달러인 외국인 군도 입국비를 300달러 이상으로 올려 방문객을 제한하는 것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또 에콰도르정부는 어민을 줄이기 위한 훈련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제한된 자원에 비해 어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특히 1990년 이후 남획으로 아시아지역에서 별미로 인기가 좋은 해삼의 씨가 말라가고 있으며 상어와 가재의 불법 남획도 횡행하고 있다.
갈라파고스 군도의 관리는 한때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고 환경 대통령을 표방하고 있는 꼬레아에게 골치 아픈 문제가 되고 있다. 유네스코는 세계문화유적지를 지정하기 시작한 1978년 이곳을 그 가운데 하나로 지정했다. 꼬레아 정부는 자국민들이 갈라파고스를 방문할 때도 공식 비자를 받도록 하는 조치를 처음으로 실시했다. 이곳에 있는 두개의 공항에서는 철저한 서류심사가 이뤄진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단기 여행 비자를 들고 들어왔다가 일자를 찾기 위해 눌러 앉는다, 인구 2만으로 갈라파고스에서 가장 큰 도시인 푸에르토 아요라가 있는 산타 크루즈 섬에서는 검문과 순찰이 일상적인 풍경이다. 그러나 불법 이민자들은 이런 검문을 잘도 빠져 나가 현재 전체 인구의 20%가 불법체류자들이다.
업소들은 구인광고를 내면 불법 체류 중인 에콰도르인들이 쇄도한다고 밝힌다. 푸에르코 아요라에서 인기 있는 ‘카페 헤르난’을 운영하는 헤르난 헤레라는 “웨이터 모집 광고를 냈더니 오늘 하루에만 5명이 지원했다. 합법 체류자는 한명도 없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헤레라는 “이곳에 사는 것은 특권이다. 또 동시에 책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방문객 절반이 미국인
관광수입만 연 2억달러
갈라파고스 군도 관광은 매년 2억 달러의 수입을 안겨준다. 이중 4분의1이 지역 선주들과 요리사, 그리고 가이드, 섬에 거주하는 공급업자들 주머니로 들어간다. 나머지는 항공사들과 관광 패키지업자들에게 돌아간다.
날로 치솟는 물가와 전 세계적인 경제 불황에도 불구하고 갈라파고스 군도 방문객은 지난 1980년 이후 10배나 증가했다. 중년의 미국인과 유럽인들이 가장 급속도로 증가하는 여행객 층이다. 금년도 거의 절반이 미국인이다. 이들은 대부분 결코 싸지 않은 항공료를 제외하고도 4일에서 7일간의 군도 여행에 2,000에서 3,000달러를 쓴다. 군도 방문자의 절반은 연 수입 5만달러 이상자들이고 3분의1은 50세가 넘은 사람들이다.
방문객들은 지난 1835년 갈라파고스 군도를 방문한 후 진화론의 근간이 된 ‘종의 기원’을 썼던 찰스 다윈처럼 찬탄을 금치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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