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정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워싱턴 DC의 FRB 건물.
FRB 등 주요국 동시 금리인하 배경·전망
투자심리 진작 기대속
신뢰상실 우려도 여전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마침내 금리인하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글로벌 금융 시스템이 동시에 녹아내릴 것이라는 위기감이 엄습함에 따라 8일 FRB가 연방 기준금리를 2%에서 1.5%로 인하한 것을 비롯, 유럽연합(EU), 영국, 스위스 등 주요 7개국 중앙은행이 대부분 0.5%포인트씩 정책금리를 인하했다.
현재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래한 근본 원인 가운데 하나가 저금리 기조로 인한 자산거품 현상 때문이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현 위기를 수습하기 위해서는 역설적이기는 하지만 금리인하 처방이 불가피하다는 저변의 인식이 공유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처럼 이미 금리가 바닥에 가까운 수준으로 낮춰진 국가에서는 추가로 금리를 낮춰도 금융위기의 타개는 물론 경기부양의 효과도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 중앙은행 내부에서 심심찮게 제기됐음을 감안하면 이번 7개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공조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절박한 위기 상황임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각국 중앙은행 모든 수단 총동원
이번 금리인하로 미국과 EU 등 각국의 금융정책 당국들로서는 이미 동원할 만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했다. 은행간 단기 자금시장이 경색되면서 각 중앙은행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은행권에 엄청난 규모로 유동성을 직접 공급했다.
이 과정에서 파산위기에 몰리는 대형 금융회사들에 대해서는 중앙은행이 직접 구제금융을 단행하는 응급처방을 내렸으며, 예금자들의 심리적 패닉을 막기 위해 예금보호 한도로 무제한으로 늘리기까지 하는 국가도 속출했다. 미국은 7,000억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구제금융 계획을 확정했다.
이런 조치들은 환부를 직접 겨냥한 응급처방이었다면 이번 금리인하는 경제의 모든 부문에 전방위로 파급효과를 미치도록 하는 무차별적 처방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은 연방 기금금리를 이날 연 1.50%포인트로 0.50%포인트 인하해 과거 역대 최저 수준인 1.00%에 바짝 다가갔다.
▲금리인하 통해 유동성 공급 확대
또 이번 동시다발 금리인하의 1차적 목적은 유동성 공급 확대다.
이론적으로는 금융기관들의 입장에서는 금리인하폭 만큼 자금조달 비용이 저렴해진다. 그만큼 자금조달 여력이 더 생기는 셈이다.
FRB가 연방 기금금리 인하와 함께 재할인율도 낮춘 것은 금융기관이 직접 중앙은행으로부터 빌리는 단기자금 조달 비용을 깎아 준 것이다.
재할인율은 은행간 자금시장에서 돈을 구하지 못한 금융회사들이 FRB의 창구에 손을 내밀 때 물어야 하는 일종의 벌칙성 금리이기 때문에, 이 금리를 인하함으로써 은행들로서는 다소나마 여유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기업과 가계도 자금조달 비용을 덜 수 있어 그만큼 투자, 소비지출의 여력이 생긴다. 금리인하는 경제 주체들에게 상당한 심리적 안정을 가져다 줄 수 있다.
특히 7개 주요국 중앙은행이 동시에 움직였다는 것은 시장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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