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은 처벌보다 갱생 유도가 먼저”
전국 2,100개 법원에 7만 여명 등록
판사의 엄격한 감독아래 교육·치료 받아
재범률 크게 낮아져 예산 절감 효과도
시애틀-통상적인 법정 풍경이 아니다. 판사가 처방전을 위조한 혐의로 체포된 후 아편중독과 싸워온 한 여성의 스토리를 들려주면서 목이 메인 것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 지난 3년간 이 여성은 법원이 명령한 치료와 법원 청문회 참석 명령을 상습적으로 어겼다. 마약법원의 세인트 클레어 판사는 처음엔 커뮤니티 봉사 같은 가벼운 형을 내렸다. 그러나 지난 겨울 도를 넘어 섰다고 판단되자 이 여성에게 두 번에 걸쳐 단기 수감형을 내렸다. 그러면서 또 한번 어길 경우 장기 징역형을 내리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런 엄포가 효과를 거둬 이 여성은 지금 마약 법원 프로그램을 졸업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와 함께 졸업을 한 사람은 23명으로 이들은 감옥에 가는 것 대신 마약법원을 선택한 마약 사용자들이다. 여성이 수료증을 받을 때 검사와 관선 변호인들도 힘차게 박수를 쳤다. 방청석에서는 “잘했어 엄마”라는 한 아이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다른 지역 마약법원들과 마찬가지로 시애틀에서도 엄격한 사법체계의 얼굴의 바뀌고 있다. 전문가들은 체포된 마약중독자들에게 엄격한 감독과 치료 프로그램에 동의함으로써 실형을 피할수 있도록 해 주는 마역법원은 사법계에서 가장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혁신적 프로그램이라고 지적한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마약 프로그램은 전국적으로 재범률을 8~10% 정도 낮춰주고 유욕의 경우에는 26%까지 낮춰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납세자들의 돈이 절약되는 것은 물론이다.
지난 2005년 세인트 클레어 판사가 마약 법원에 부임한 이후 연 졸업생수(최소 6개월 동안 마약과 알콜에 한번도 손을 대지 않은)는 두배 이상 늘었다. 그의 프로그램은 전국 최고로 평가 받는다. 그러나 주 예산 삭감으로 이 프로그램은 현재 축소될 위기에 처해 있다.
지난 1989년 마이애미에서 첫 마약 법원이 도입된 이후 이 프로그램은 급속히 퍼져 나가 현재 전국적으로 2,100개 이상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 마약 중독 사범 수로 볼 때 극소수만을 다루고 있을 뿐이다. 마약 법원 참여자들은 중독을 유지하기 위해 낮은 단계의 마약 거래나 절도를 하다 잡힌 이들이다. 이들은 9개월에서 18개월 동안 무작위 소변검사, 집단 치료, 의무적인 복용여부 검사 등 판사의 깐깐한 관리 감독을 받기로 자발적으로 동의한다. 목적은 개인적인 변화인데 많은 참가자들은 수감형 보다 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프로그램에서 자진 탈락하거나 쫓겨나면 감옥에 가야 한다.
프로그램을 수료한 26세의 힙합가수 스캇 엘킨스는 “나는 22개월 동안 오늘을 기다려 왔다. 내가 이것을 해내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방청객들에게 말했다. 코케인을 복용하고 거래하던 그는 지난 2년간 전혀 마약에 손을 대지 않았다. 그에 대한 중범 혐의는 취하됐으며 현재 그는 직업을 갖고 자기 자신의 프로덕션 회사도 만들었다. 곧 결혼도 할 계획이다.
전국적으로 성인과 청소년 마약 법원 프로그램에 올라 있는 중독자들은 보통 7만명 정도인데 계속 늘고 있는 추세이다. 이 프로그램은 클린턴과 부시 행정부 모두가 적극 지지해 왔다. 뉴욕의 리서치 기관인 ‘법원 개혁 센터’의 그렉 버만 디렉터는 “효과를 거두는 새로운 혁신 방안을 발견한 것은 사법 커뮤니티에 흥분을 안겨 주고 있다”고 말했다.
분명 마약 법원이 모든 사람을 돕지는 못한다. 가장 성공적인 사례인 뉴욕 주에서는 약 1,600명이 등록돼 있다. 연구에 따르면 프로그램 등록자중 40%가 중도 탈락한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이수하거나 탈락 했거나를 떠나 프로그램에 등록했던 중독자들은 전혀 프로그램과 관련이 없는 중독자들에 비해 3년내 재범률이 29%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지역에서도 프로그램 등록자 가운데 절반이 중도 탈락한다. 판사의 자질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등록했던 사람들의 재범률은 보통 10% 이상 낮다.
하지만 아주 적은 재범률 감소도 비용 상 엄청난 절감을 가져다준다. 올해 나온 ‘도시 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성인 마약 법정 등록자 5만5,000명에 들어가는 비용은 연 5억달러가 넘지만 이들의 재범률 감소는 사법 인력과 수감, 그리고 피해자 비용 등에 있어 10억달러 이상의 비용절감 효과를 가져다 준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본사특약>
“피의자 변론권 침해 소지 있어”
그러나 일부학자들은 높은 비용과 마약 치료 효과의 한계, 그리고 프로그램을 이끌만한 자질 있는 판사 부족 등을 들어 이 프로그램이 수감 인구를 크게 줄여 주지는 못할 것이란 견해를 밝힌다. 또 일부 변호사들은 법원이 피고들이 유죄를 일찌감치 인정해야 함으로써 변론권을 침해 당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수감을 피하기 위해, 혹은 갱생을 위한 진지한 의도로 프로그램에 등록 한 후 중도 탈락할 경우 자신의 혐의에 대해 적극적으로 다퉈보지도 못한 채 징역형을 살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애당초 살았어야 할 수감 기간보다 더 긴 기간을 프로그램과 수감으로 보낼 수 있다는 말이다. 비판자들은 또 흔하지 않은 마약치료 재원과 인력을 이 프로그램이 독점함으로써 다른 중독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비판자 가운데 하나인 UCLA의 마크 클라이맨 교수는 마약법원의 성과가 과장돼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중독 상태가 아닌 범법자가 실형을 피하기 위해 마약법원에 등록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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