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대 회장선거냐, 35대냐? 워싱턴 한인연합회장 선거 대수(代數) 문제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한인사회 일각에서는 올 11월23일 치러질 연합회장 선거는 34대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비해 현 한인연합회(회장 김인억)는 35대 회장 선거가 맞다며 반발하고 있다.
“공탁금도 안내고 투표도 안 거쳐”
“회칙상 이번 선거는 34대” 설득력
34대 주장론자들은 현 김인억 회장은 정식 절차를 밟은 회장이 아니기에 그의 임기는 타계한 김옥태 33대 회장의 직무대행 기간일 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우태창 워싱턴버지니아한인연합노인회장은 15일 “한인연합회는 역사적으로나 회칙으로나 직선제를 기반으로 구성된다”며 “김인억 회장은 34대 선거를 별도로 치르지 않았으며 공탁금도 내지 않았기에 직무대행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우 회장은 이어 “회장 당선자가 사망하면 회칙에는 분명 이사회에서 직무대행을 선출하는 것으로 명시돼 있다”며 “그런데도 김인억 회장이 스스로 34대 회장으로 칭하는 것은 한인사회가 인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나각수 수도권총연합회장도 “직접선거 없이 임시총회를 열어 박수로 회장직에 오른 것은 회칙을 유린하고 동포들을 무시한 행위”라며 “김인억 회장은 회장이 아닌 직무대행”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31대 워싱턴한인연합회장 선관위원장을 역임한 한성호 목사도 “한인연합회 회칙은 유권자들이 직접 투표로 회장을 선출하는 직선제 방식”이라며 “회칙개정이 없는 한 다른 방법은 일체 무효요 불법”이라고 절차상의 문제를 들었다.
이에 대해 김인억 회장은 임시총회란 절차를 거쳐 선출된 만큼 새로운 대수의 한인회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
김 회장은 “나는 절차를 다 밟았다”며 “대수 변동은 있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또 우태창 회장의 문제 제기에 대해 “우 회장도 34대 한인회 첫 후원회장 겸 노인복지위원장을 지냈다”며 “지금 와서 대수를 문제 삼는 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회장 선거를 한달여 앞두고 대수 문제가 불거진 것은 김옥태 33대 회장 당선자가 2006년 12월 취임식 후 회장 업무도 보지 못한 채 갑자기 타계하면서 비롯됐다. 그의 급서 이후 수석부회장이던 김인억씨가 직무대행 역할을 맡아보았으나 이사회는 회칙 개정안을 통해 김 대행이 회장직을 승계토록 했으며 3월 임시총회를 열어 김인억 체제를 출범시켰다.
임시총회에서는 “회장 유고시는 이사회에서 선출하며 잔여임기를 대행한다”는 회칙 조항을 “회장 유고시는 이사회에서 선출하며 수석부회장이 회장직을 승계하여 총회의 인준 후 잔여임기를 마친다”고 개정했다.
그러나 전직 회장단의 반대 속에 강행된 임시총회는 그 적법성을 놓고 두고두고 논란거리를 남겼다. 또한 개정 회칙도 회장직을 ‘승계’하되 독자적인 체제가 아닌 ‘잔여 임기를 수행’하는 대행체제임을 분명히 하고 있어 논란을 가중시켜왔다.
한 전직 한인회장은 “워싱턴한인연합회의 정통성이 훼손돼서는 안된다”며 “한인회가 신뢰를 얻고 합리성을 되찾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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