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비 상승·금융위기 겹쳐
디덕터블·코페이 부담
미국인 25% 의사 진료 회피
약품 지출도 올해 첫 감소
무료 클리닉으로 몰려
버지니아 윈체스터에 거주하는 앤 피에트란젤로(49)는 다발성 경화증을 앓아 매년 MRI 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올해에는 검사를 받지 않기로 했다. 3,000달러 코페이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텍사스 여성은 최근 허리통증이 생겨 마침내 병원을 찾아갔다. X-선 검사 결과 유방암을 진단받은 그녀는 그동안 유방에 혹을 느꼈지만 돈이 없어 검사를 미뤄왔었던 것.
옥슨힐 식당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샌드라 해링턴은 의사로부터 눈약을 하루 두 차례 사용하라고 지시를 받았지만 100달러짜리를 하루 한 번씩만 쓰고 있다. 그녀는 빛에 노출되면 통증이 심해 밤에만 근무를 한다.
이처럼 급상승하는 의료비용에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라는 악재가 겹쳐 의료 서비스를 미루거나 줄이는 미국인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6일 보도했다.
록펠러 재단과 주간지 타임이 최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올해 미국인들의 4분의1이 비용 때문에 의사를 보지 않기로 결정, 지난해의 18%에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는 의료비용 때문에 자녀를 의사에 데려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IMS 헬스 조사회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약품 지출도 거의 10년간 꾸준한 증가를 보이다가 올해 처음으로 감소했다.
한편 저비용 대안을 찾는 사람들은 늘어나고 있다. 개당 9~30달러에 건강에 대한 질문을 하는 웹사이트인 저스트앤서(JustAnswer.com)는 지난 한달 사이 40만회의 접속을 기록, 사용자가 14% 증가했다. 사이트 창설자 앤디 커치그는 스트레스, 고혈압, 음주, 가슴통증 등 경제에 대한 근심을 반영하는 증상의 경우 문의가 33%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무료 예방검진을 제공하는 알링턴 무료 클리닉의 경우, 환자들이 급증해 지난주 19명의 새 환자를 받아들였으나 27명을 거부해야 했다.
의학 관계자들은 환자들이 이같이 단기간의 비용을 줄이려다가 병에 걸려 장기적으로 더 큰 손실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근로자들이 비교적 괜찮은 의료보험을 가졌던 과거 경기침제와 달리 오늘날에는 디덕터블과 코페이 등으로 자비 부담이 많아지면서 이번 경기침체로 무보험자들뿐 아니라 보험 가입자들도 어려운 선택을 앞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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