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경
편집국 부국장
하와이‘한글날 대잔치’ 폭죽을 쏘다
11일 주말 대학생 언니 오빠들과 교수님들의 연구소로 조용하기만 했던 한국 전통양식의 한국학센터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위한 커뮤니티 행사의 장으로 개방되며 활기를 더했다.
지난해까지 8회 째 매년 한글날을 전후해 바다가 보이는 카카아코 공원에서 개최해 왔던 한국일보와 라디오 서울 주최 한글 글짓기대회가 올해부터 하와이대 한국학센터와 손잡고 대회 규모를 확대하며 개최장소 역시 한국학센터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이날 처음 한국학센터를 방문한 한글학교 학생들은 하와이에서 처음보는 한국전통 건축양식의 센터 건물이 신기한 듯 주변을 탐색하는가 했더니 어느새 시설들과 친숙해져 자신들의 한글학교인 것처럼 거침없이 센터 아래 위층을 오르내리며 각종 전시물을 살피는가 하면 주변 잔디밭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이번 대회 주제와 관련해 친구들과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이날 한국학센터를 찾은 학생들을 지켜보던 이동재 교수는 “커뮤니티 행사장으로 센터를 개방한 이래 이렇게 어린 학생들로 붐빈 것은 처음일 것”이라며 학생들의 센터 방문을 환영했다.
한글 글짓기대회와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은 한국말과 글 그리고 한국의 전통 향피리 소리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도 직접 느끼며 한글사랑을 통한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을 높이는 시간을 가졌다.
기자 역시 올해 처음 열린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한 학생이 발표한 내용에 새삼 고개를 끄덕였다.
하와이대 한국어 플래그십 프로그램에 등록한 이 학생은 “유네스코에서 ‘세종대왕‘의 이름으로 세계 문맹퇴치상을 제정할 만큼 한글, 한국어는 과학적이고 배우기 쉬운 언어로 세계인들이 인정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이런 우수한 문자를 후손들에게 물려 준 세종대왕에게 감사하며 앞으로 더 열심히 한국어를 공부해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을 높여 갈 것”이라고 힘 주어 말했다.
한글학회 설립 100돌을 맞은 2008년, 미주한인 이민의 시발지 하와이에서 한국일보와 한국학센터는 이렇게 ‘제9회 한글글짓기 대회 및 말하기 대회’를 공동 주최하며 하와이에서 본격적인 ‘한글날대잔치 한마당’이 열림을 알리는 폭죽을 쏘아 올린 셈이다.
그러나 정작 한국에서 들려오는 올해 한글날, 한글학회 100돌 관련 기사 내용은 우울하기만 하다.
국내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글날에 즈음해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과학기술부 및 16개 광역자치단체의 한글사업 및 영어사업을 확인한 결과 정부와 지자체가 올해 영어교육사업에 들이는 예산은 1861억9052만원에 달했다.
그러나 한글교육 및 문화 육성에 들이는 돈은 119억2925만원에 불과했다. 지자체 5곳은 아예 한글사업에 한 푼도 지원하지 않았다.”고 개탄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한글학회 100돌 기념식장에서는 “1977년 한글학회 건물을 지을 때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사재를 털어 1억 원을 내놓은 이후로 여태껏 우리 학회를 지원해 준 대통령은 없었다”며 영어교육 열기가 과열되고 있는 오늘의 현실을 개탄하며 학회 발전을 위한 한국 정부 지원이 미흡한 현실에 장탄식이 흘러 나왔다“고 전하고 있다.
이렇듯 내 조국에서 홀대받는 한국어, 한글이 하와이에서 그 가치를 새롭게 인정 받으며 한민족의 보배로 세계속에 알릴 수 있도록 내년부터 각 한글학교 교사들과 학생들은 물론 하와이대 한국어 강좌 대학생들 그리고 나아가 커뮤니티가 함께 어우러져 본격적인 ‘한글날대잔치’ 한마당을 펼쳐 나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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