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 = 미국 경기 침체 양상이 가시화되면서 이베이 등 주요 인터넷 쇼핑몰 시장에 소비 위축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베이 등에선 중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경매 수익이 점차 줄어들고 있어 인터넷 쇼핑 사이트간 경쟁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17일 미 일간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에 따르면 많은 소비자가 위탁 중개업자를 통해 중저가 생활용품 등을 이베이 등 경매 시장에 내놓고 있지만 경매 성사 건수가 감소하고 있어 별다른 수익원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베이 경매 위탁업자인 피터 바실리에프는 중저가 상품인데도 지급할 돈이 없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바이어를 찾는다 해도 물품 자체가 큰 수익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쇼핑 업계에선 최근 수년간 경제가 나빠도 온라인 상품 시장은 다른 부문에 비해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정설’을 믿어 왔다.
그러나 금융 위기의 악재 등이 겹친 지금의 경기 악화 상황에선 더 이상 `정설’이 통하지 않는 현실이 나타나고 있고 시장 활성화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이베이 최고경영자(CEO) 존 도나휴는 최근 금융기관의 잇단 도산과 비상 구제금융 정책이 벌어지는 와중에 매출 등의 감소가 현실화되자 직원 1천600명을 감축하는 자구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베이 경매 위탁업자들은 상품당 판매 가격에 따라 `커미션’을 받아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최근 판매가 저하로 커미션이 15~20% 가량 줄어들었다.
위탁업자 바실리에프의 경우 골동품 지팡이를 상품으로 경매에 내놓았는데 통상 120~150 달러에 팔리던 것이 50 달러 수준으로 폭락했다.
고급 시계 제품은 1-2년 전에 1천400 달러 정도를 호가했으나 지금은 350달러에 팔리고 있고 350달러는 시계 부품으로 들어간 금을 녹여 파는 값에 불과하다.
이베이와 거래를 하는 많은 위탁업자의 한 달 경매 수입이 5만 달러 수준을 기록했으나 최근 적게는 1만 달러로까지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경매가 폭락을 경험한 한 소비자는 지금이 침체 상황인 건 분명하다며 지난 1월엔 경제가 나쁘다고 했지만 9월 들어선 최악의 수준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3.4분기 동안 경매가 하락 현상 때문에 경매 의뢰 건수는 26% 가량 늘고 있지만 전체 경매 판매가 총액은 1% 오히려 낮아졌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지금의 경기 침체 양상이 경제 순환 구조에 따른 것으로 보기는 어려워 인터넷 시장의 소비 위축 현상이 얼마나 커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k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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