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지내는 동생에 대해 글을 올리고 나서 다른 동생들에게 너희들 이야기는 못써서 미안하다고 하니 괜찮다하면서도 나름 섭섭해하는 눈치들이다. 마치 동생 하나밖에 없는 언니 같다고 하면서. 실은 동생이 넷이나 되는데 말이다.
아들 하나 달랑 키우는 데도 이리 바둥거리니 그 많은 자식들 거두시느라 엄마가 하셨을 고생이야 말로 다할 수 없겠지만 형제 많은 우리들은 예나 지금이나 얼마나 신이 나는지 모른다. 어렸을 때는 따로 친구가 필요없을 정도였다. 소꼽놀이를 할 때도 아빠, 엄마, 아이들 역할을 채우기에 차고도 남는 인원이었고, 시장놀이, 은행놀이, 웬만한 규모의 놀이는 다섯이면 충분했다. 금방 튀겨져 나온 바삭바삭한 맛난 엄마표 동물 도너츠와 함께한 동생들과의 놀이시간들은 너무나 즐겁고 행복했던 순간들이었다.
우리 오누이들은 어른이 된 지금도 사이가 좋다. 주변을 둘러보면 결혼하고 자기들만의 울타리가 생기면 이런 저런 이유로 형제간에도 틈이 벌어지고 오해가 생기는 경우를 많이 보았는데 우리들은 지금도 어느 누구보다도 든든한 후원자들이며 어려운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들이다. 아마도 훌륭한 짝들을 만나서인지 싶은데 제부들에게도 이자리를 빌어 살짜기 감사를 하고 넘어가야지 싶다. 동생들 잘 보살펴 주어 너무나 감사하다고.
곁에 살고 있는 동생은 지난주 온전히 내 글의 한편을 장식했으니 다른 동생들도 조금씩은 따로 언급해주어야지 싶다. 이리 뭉텅거려 글을 써버리면 또 다시 서운해 할지도 모르니말이다. 이 다음에 아이들 다 키우고 나면 모두 모여서 같이 여행도 다니고 즐겁게 살자고 했는데 한명이라도 삐져서 빠져버리는 사태가 일어나면 안되니 말이다.
선도 안보고 데려간다는 딸부잣집의 셋째인 둘째 동생은 정말이지 서로들 못 데려가서 안달이었다. 얼마나 싹싹하고 바지런한지 연상연하를 가리지 않고 아들가진 동네 아주머니들은 모두들 탐내 하셨으니까. 물론 시집을 가서도 조금도 쉬지않고 바지런히 산다. 가족들 하나 없는 타국으로 시집을 가서 살면서도 어렵고 힘들다는 소리도 잘 하지 않는다. 가끔씩 놀러가면 언니같이 구는 또하나의 동생이다. 지금은 한류열풍을 전하는 전도사이다. 아이 키우면서 틈틈이 한국 요리를 가르치는 요리선생님이시다. 친정에 다니러 와서도 제가 부엌에 제일로 먼저 들어선다. 덕분에 신기한(?) 동생의 창작요리를 가끔 맛보아야 하지만 나름 즐거운 경험이다.
셋째 동생은 너무나 재주꾼이다. 아이를 좋아해서 결혼도 하지 않은 어린 나이에 우리 아들을 제가 다 키웠다. 이모가 사다준 신기한 장난감들 덕에 우리 아들은 늘 인기 만점이었고 게으른 엄마 대신 찍어준 수많은 사진들은 두고두고 추억거리이다. 학교에서 주어지는 프로젝트들을 돕는 것도 늘 재주많은 이모 몫이었다. 지금은 제 아이들 키우느라 정신이 없다. 다행히 아들 두 녀석이 모두 엄청 착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들 둘을 키우는게 쉬운 아닐 터인데 아이들 키우면서 꾸준히 자기 할 일도 놓지 않는다. 내 목걸이며, 머리핀, 온갖 장신구들의 대부분은 동생의 핸드메이드 작품들이다.
우리 집 막내. 바라고 바라던 아들에 막내라 서른을 넘긴 아저씨인데도 불구하고 누나들 보기엔 정말 철이 없어보인다. 하지만 밖에 나가면 성실하고 의젓한 사회인이다. 힘든 일도 별로 해본 적 없는데 이 불경기에 제 사업이라 벌려 놓고 매일 고심하는 모습을 보니 늘 가슴이 아프다. 그래도 어젠 음식점에서 함께 투고 주문을 하는데 선뜻 제 지갑을 연다. 어렵다 어렵다 하면서 조카 점심값이라고 얼른 돈을 내놓는 동생을 보니 마음이 짜안하다. 어서 빨리 성공했으면 싶다. 사랑하는 동생들이여, 다들 영원히 영원히 행복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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