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화이트칼라 범죄 수사관 어디 없소?’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금융 위기와 관련된 범죄행위 조사에 필요한 인적ㆍ물적 자원을 찾느라 애를 먹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이 전ㆍ현직 FBI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19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FBI는 지난 9.11테러 후 전체 범죄 프로그램 관련 요원 가운데 3분의 1에 해당하는 1천800명 이상을 테러리즘과 정보수집 업무로 전환시켰다.
그러나 이런 인원감축 때문에 미국 경제를 강타한 금융위기 이후 화이트칼라 범죄 등의 분야를 수사하는데 심각한 인력난을 겪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같은 거대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사 계획이 발표되면서 FBI가 받는 압박이 가중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에 따라 FBI는 요원 수백명을 늘려 금융범죄 분야에서 일하는 인력을 2배로 확충할 계획이다.
그러나 법무부 안팎에서는 이러한 수사 요원이 어디에서 확충될 지, 규모는 충분할 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FBI는 지난 2004년부터 모기지 관련 비리가 나타날 조짐이 보인다고 경고했으며, 테러 이외 사건을 수사하는 요원을 보충하기 위한 추가 예산배정을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청했다.
그러나 정책입안자들이 대테러 대책에 집중한 나머지 이같은 요청은 무시당했고 금융범죄 요원도 확충되지 못했다.
과거 공개됐던 FBI의 비공개 내부자료에 따르면 모기지비리 같은 화이트칼라 범죄 수사인력이 특히 많이 감축당해 2001년 당시 인력의 36%에 해당하는 625명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FBI가 연방 검찰에 기소한 범죄건수는 지난 7년간 1만1천29건에서 8천187건으로 26% 줄어든 것으로 법무부 통계에서 나타났다.
특히 기소건수는 금융기관과 관련된 사건에서 2000-2007년 사이 48% 줄어들었고, 보험 사기사건에서는 75% 격감했으며 증권 사기사건에서는 17%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뉴욕타임스는 전직 관료들의 말을 인용해 백악관, 재무부를 포함한 정부의 고위 관리들이 법무부와 FBI의 반기업적 자세에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알베르토 곤잘레스 전(前) 법무장관 당시 부장관으로 일했던 폴 맥널티는 화이트칼라 범죄의 복잡성과 수사관 부족 현상 때문에 명확하게 드러난 범죄 사건이 줄어드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말했다.
그는 엔론이 붕괴한 직후 명백한 범죄 사건이 몇가지 드러나면서 법무부가 압승을 거둘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면서 이러한 사건은 스스로 해결되면서 대규모 범죄를 찾아내는 일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newgla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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