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의사와는 정반대로 강대국에 의해 일방적이고 인위적으로 분단된 지구상에 유일한 분단민족의 입장에서, 더구나 반세기가 넘는 정전협정을 어깨에 걸머지고 있는 우리 민족이 오바마의 ‘새로운 변화’에 관심과 주목을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오바마 시대는 지구촌의 일대 지각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한반도에는 일대 변혁이 다른 어떤 곳보다도 먼저 있을 것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북핵문제 해결은 동북아평화에 절대 긴요할 뿐 아니라 이란핵문제해결의 표본이 된다는 점에서다.
오바마 행정부는 동북아의 항구적인 안정 및 평화 달성이라는 미국의 전략적 정책목표 달성 차원에서 북핵문제, 한반도평화체제, 그리고 북미관계 개선을 비롯, 포괄적 접근방법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미 미국은 평양에 특사를 파견하고, 관계개선 전이라도 워싱턴과 평양에 각각 대표부를 설치하는 문제가 심도 있게 다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오바마의 취임식에 북한 대표의 초청까지 고려되고 있다는 설도 나오고 있다.
8년 만에 찾아온 이 절호의 기회를 결코 놓쳐서는 안 된다. 우리 민족의 이익에 전적으로 부합하는 방향으로 이 기회를 활용해야 한다. 서울 정부의 대북강경책을 수정할 명분과 기회가 도래했다. 그러나 남북의 대치는 극으로 치닫고 있으니 애간장이 탄다. 이러다간 곧 피난봇짐을 싸야할 판이다. 민족의 비극을 재연하자는 것인가.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방미 중 기자간담회에서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통일하는 것이 최후의 궁극목표”라 함으로써 ‘6.15와 10.4 선언’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나섰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 참석한 이 대통령은 부시에게 “…북한이 자세를 바꾸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함으로써 자신이 최근 말한 ”기다리는 것도 전략”이라는 논리를 뒷받침하고 있다.
민족의 자주와 존엄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기꺼이 바치는 북한에 부시 대통령이 손을 들었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다. 요즈음 서울에서는 연일 북을 향해 삐라를 살포해 북한의 심기와 자존심을 상하게 하고 있다. 삐라의 내용에는 정권을 타도하자는 것에서 부터 “남조선은 고기와 계란은 건강에 해롭다고 자제한다”는 것도 있다. 전단뭉치에는 달러와 중국 돈도 들어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더구나 삐라 살포자들이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발사현장으로 갔다니 정부의 ‘삐라살포 자제’의 정체를 알만도 하다.
아니나 다를까, 북으로 부터 몇 차례 경고가 왔다. 드디어 일촉즉발의 위기가 오고야 말았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작금의 남북관계에 대해 서울 정부의 태평세월과는 반대로 재야는 민족 최대의 위기 일보 직전에 도달했다고 본다. 재야의 남북관계정상화 함성이 도처에서 울려 퍼지고 있다. 백낙청, 황석영 씨 등은 시국회의를 선언했고, 조용기, 김종환 목사 등은 보수 진보를 아우르는 개신교 모임에서 이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과 삐라살포 중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의 호소문은 이 정부가 ‘6.15와 10.4 선언’의 정신으로 돌아가 남북의 극한 대치가 중단돼야 한다는 것이다. 금강산 사업을 중단한 것도 모자라 개성공단 마저도 문을 닫고 말 작정인가? 오바마 정부가 한반도에 평화를 모색하는 마당에 남북관계는 전면 차단되고 위기는 고조되고 있으니… 남북 화해와 협력의 상징물인 개성공단이 큰 걱정이다. 이 역사적 공단이 문을 닫으면 민족의 운명에 암운이 덮친다. 이것만은 열려있어야 한다. 제발 피는 뿌리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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