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회 일을 하면서 가장 좋아하는 것 중에 하나가 좋은 분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것이다. 훌륭한 분들을 만나서 좋은 강의를 듣거나 말씀을 듣고, 서로 의견들을 나눌 기회가 많은 것은 참 감사한 일이다.
세계한인회장대회의 특강 강사로 초대된 이어령 선생님은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초청강사로 정평이 나있다. 유명한 문필가로 수많은 저서를 내셨고, 우리 세대에 가장 앞장서서 일해 온 한국의 석학으로 초대 문화부장관으로 많은 일을 하신 분이다. 특별히 88서울올림픽에서 문화행사를 준비하면서 개막식에 굴렁쇠를 굴리는 어린이를 등장시켜서 한국의 문화를 전 세계에 한 단계 높여서 전파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유명한 이어령 씨는 이번에 북경올림픽 개막식과 비교하면서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가득 채워 넣으려고 노력을 하는데, 우리는 비워놓음, 공간의 비워놓음과 함께 어린아이가 등장한 것도 처음이라고 하면서, 우리 민족이 전 세계에 문화충격과 더불어 새로운 세계질서의 일원으로 등장하게된 것을 자랑스러워했다.
지난 60년 동안 한국이 변화된 모습을 시대별로 설명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 6.25 전쟁으로 잿더미밖에 남지 않은 나라에서 정치적으로 민주화를 이루어 냈고, 경제는 세계에서 13위에 이르는 부자나라가 되었으며, 사회적으로 많은 비정부단체의 활동과 함께 최고수준의 언론의 자유를 구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화적으로 한국의 유구한 역사가 현대의 문화와 함께 전 세계를 향해서 뻗어나가고 있다. 2차대전 이후에 독립한 100개가 넘는 신생국가 어느 나라도 이런 발전을 이룩한 나라가 없다. 참으로 지난 60년 동안 우리 민족이 겪어온 역사가 고난과 역경으로 점철되었지만 이를 잘 극복하고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발전을 이룩했기 때문에 후손에게 자랑스러운 조국을 넘겨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령 씨는 한국문화의 특징을 ‘먹는 것’으로 규정하고, 인간이 청각, 시각, 촉각, 미각, 후각 등 모든 감각기관을 동원해서 느끼는 것 모두를 포함해서 궁극적으로 나와 하나 되는 방법으로 먹는 것을 이해했다. 그래서 한국말에서는 특별히 ‘먹는다’는 표현을 많이 쓰게 되는데 한국인이 먹는 것은 입으로만 먹는 것이 아니다. 온 몸으로, 정신으로, 감각으로, 생활 속에서 모든 것을 먹어서 나와 함께 만드는 것이다. 챔피언도 먹고, 감동도 먹고, 사랑도 먹고, 1등도 먹는다.
독립기념관이 개관할 때의 예를 들었다. 개관하는 날, 전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왔다. 그리고 문을 열기 전부터 밖에서 기다렸다. 드디어 개관시간이 되어 문을 열자 많은 사람들이 안으로 들어와서 전시관의 전시물을 보는 것이 아니라 광장의 이곳저곳에서 앉아서 도시락을 먹기 시작했다. 그것은 물론 전국각지 멀리서 오느라고 배가 고파 그럴 수도 있지만, 한국인은 그곳에 함께 했다는 것, 그리고 그들과 함께 현장에 와서 보고 즐기면서 밥을 먹는 것으로 그곳의 의미와 모든 것을 몸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것이 ‘한국인의 먹는다는 것’ 이라고 말했다.
그런 것들을 통해서 ‘한국말 속에 포함된 로컬리즘과 글로벌리즘’으로 풀어서 설명을 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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