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서 사실상 `원격 집무’ 시작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이 이번주 들어 `대통령 모드’로 급전환, 차기 행정부의 경제정책을 연일 세일즈하고 있다.
오바마 당선인은 대선승리 후 현직 조지 부시 대통령의 `존재감’을 훼손할 수 있는 언행을 삼갔으나, 경제위기가 내년 1월 새 정부 출범의 발목을 잡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다.
미 언론들은 이제 미국에는 한 명의 대통령이 아니라 두 명의 대통령이 공존하게 됐다고 말할 정도다.
뉴욕타임스는 신속하고 과감하게 움직이겠다는 오바마 당선인의 언명은 취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을 `사치’로 여기고 있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오바마 당선인은 24일 시카고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티머스 가이스너 뉴욕연방은행 총재를 차기 행정부의 재무장관에 내정하는 등 경제팀 인선결과를 발표한데 이어 25일에는 피터 오스자그 의회 예산국장을 백악관 예산국장에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예산국장 인선을 따로 떼어 발표한 이유는 오바마의 이날 회견 메시지에 그대로 담겨있다.
오바마는 유용성을 다하거나, 정치인 또는 로비스트, 이익집단의 힘 때문에 존재하는 프로그램에 수 십억달러의 세금을 낭비하는 시스템을 그대로 내버려둘 수 없다며 과감한 예산절감 방침을 밝혔다.
정부의 과도한 지출을 없애기 위해 연방예산 지출항목을 `한 쪽 한 쪽, 한 행 한 행’ 들여다보겠다는 약속도 했다.
이는 오바마 당선인이 전날 약속한 막대한 규모의 경기부양 패키지를 실행에 옮기려면 납세자들의 호주머니를 털어야 하는 만큼 이에 상응하게 관(官)의 예산에서도 군살을 제거하는 솔선수범을 보이겠다는 의미다.
오바마 당선인은 예산절감은 큰 정부, 작은 정부의 문제가 아니라, 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현명한’ 정부를 구축하자는 얘기라며 나는 우리 경제팀에게 신(新)사고와 신(新) 행동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바마 당선인은 경제위기에 있어서 만큼은 여와 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도전의 범위와 크기를 감안할 때 공화당과 민주당이 합심해서 일해야 한다고 당파적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줄 것을 정치권에 호소했다.
오바마 당선인은 26일에도 경제관련 기자회견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일까지 56일을 남겨놓은 오바마 당선인은 이미 시카고에서 `원격 집무’에 들어간 것이나 다름없다.
(워싱턴=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ks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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